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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을 찾아온 밥도둑

꽃게의 감칠맛을 찾아서

전 세계에 4,500여 종, 우리나라에만 183종이 서식하고 있는 게. 겉은 딱딱한 껍데기로 무장했지만, 속은 무엇보다 부드럽고 촉촉한 식재료다. 생으로 먹든 익혀 먹든, 입맛 사로잡는 대표 밥도둑, 특히 우리의 밥상에 가장 많이 오르는 ‘꽃게’를 소개한다.

Text. 최미혜   Photo. 고인순   Food Styling. ST.형님

집게발부터 게딱지까지, 버릴 것 없는 ‘꽃게’

한 쌍의 집게발과 네 쌍의 걷는 다리를 가진 게. 열 개의 다리로 바닷속을 기어 다니며 해양생물의 사체를 처리하는 일명 ‘바다의 청소부’다. 꽃게, 대게, 참게, 돌게, 털게 등 다양한 종류의 게가 우리의 입을 즐겁게 해주지만, 대표를 꼽자면 단연 꽃게다.

서해안의 주요 수산 자원으로 꼽히는 꽃게는 수심 2~110m의 모래 혹은 모래진흙 바닥에 서식하며, 사시사철 만날 수 있다. 특히 꽃게를 가장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시기는 역시 가을. 꽃게는 가을에 접어들면 다가올 겨울을 대비하기 위해 남쪽으로 내려오는데, 이때 산란기를 지나 살이 통통하게 오른 꽃게를 맛볼 수 있다.

꽃게는 단백질이 많고, 지방 함량은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철을 맞은 가을 꽃게는 더욱 풍부한 영양소를 자랑한다. 먼저 오메가3 지방산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기억력과 인지능력 향상, 치매예방 등 뇌 건강에 도움이 된다. 또한 칼슘이 풍부해 뼈를 튼튼하게 해주며, 골다공증 예방과 성장기 아이들의 발육에도 좋다. 이러한 칼슘 성분은 꽃게의 속살보다 껍질이나 내피에 더 많이 들어있으니 참고할 것. 게 요리를 할 때는 신선도가 중요하다. 자칫하면 식중독에 걸릴 수 있기 때문. 손으로 들었을 때 묵직하고, 손끝으로 발을 눌렀을 때 탄력 있는 것을 골라 구입하길 권한다.

가슴 속까지 시원해지는 맛, 얼큰 꽃게탕

재  료

꽃게 2마리, 모시조개 150g, 무1/5개, 애호박 1/3개, 콩나물 1줌, 홍고추와 청양고추 1개씩, 대파 1대, 쑥갓 1줌, 멸치다시물 1.5L
양념장 : 고춧가루 3큰술, 다진 마늘과 된장, 참치액, 맛술 각 1큰술씩, 새우젓 1/2큰술, 후추 약간

조리방법

① 꽃게는 솔로 문질러 깨끗하게 씻고 게딱지를 분리한 뒤, 아가미를 떼어내고 2등분 한다.
② 무는 5x4cm 크기, 두께 0.5cm 정도로 나박썰기하고, 애호박은 0.5cm 두께로 반달썰기, 홍고추와 청양고추, 대파는 얇게 어슷썰기 한다.
③ 볼에 분량의 양념 재료를 넣고 잘 섞는다.
④ 냄비에 멸치다시물, 무를 넣고 한소끔 끓인 뒤 ③의 양념을 넣는다.
⑤ ④가 끓어오르면 꽃게, 모시조개를 넣고 끓이다가 어느 정도 익으면 애호박, 콩나물, 고추, 대파를 넣고 5분 정도 끓인다.
⑥ 불을 끄고 ⑤에 쑥갓을 넣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