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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과 낭만,
그 한가운데 선 바다

수평선 너머로 해가 뜨고 저물 때마다 또 다른 세상과 만난다. 바다와 하늘이 붉게 물드는 이 시간, 우리 가슴 속에 특별한 추억을 아로새긴다.

Text. 최미혜

붉은 추억, 태안을 거닐며

바다는 우리에게 수많은 추억으로 남아있다.
오랜만에 떠난 여행의 설렘으로,
마음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위로로,
사랑하는 이들과의 한때를 떠올리는 그리움으로.

삶에 진한 여운을 남긴 바다와의 추억을
색으로 표현한다면 빨간색이 아닐까.
붉은빛으로 뒤덮인 바다의 풍경은
자연의 경이로움 그 이상의 의미로 다가온다.
우리나라에서 해안선의 길이가 가장 긴 곳,
충남 태안에서 그 의미를 조금이나마 짐작할 수 있다.

바다를 바라보는 암자 안면암과 부교,
그 끝에 자리한 부상탑 위로 떠오르는 일출.
닿을 듯 말 듯 서로를 향한 애달픔을 가진
안면도 꽃지 해수욕장 할미 할아비 바위가
보여주는 서해 3대 낙조.
백사장항과 드르니항을 잇는 꽃게 다리 주변으로
물감을 푼 듯 조용히 퍼져가는 야경까지.

붉은 원형의 태양이 바다 너머로 모습을 감추는 순간,
미처 알지 못했던 감정이 고개를 내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