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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선박 접안합니다, 정온도는 어떤가요?

언론 매체를 통해 항만에 무수히 많은 선박이 오고 가는 모습을 본 적 있을 것이다. 그럴 때 이런 의문이 든 적 있는가. “자동차도 주차할 때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는데, 선박의 접안 역시 그런 점은 없을까?” 당연히 있다. 항만에 접안 시 여러 사항을 고려해야 하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조심해야 할 부분은 ‘정온도’다. 그런데 정온도라는 단어가 어렵고 낯설게 느껴지는 이들이 많을 터다. 그런 사람들을 위해 준비했다. 쉽게 풀어쓴 정온도 해설 사전.

Text. 강초희

정온도가 많이 낯선가요?

배가 항만에 접안할 때는 정온(靜穩)이 중요하다. 정온의 한자를 뜻풀이하면 ‘고요하고 평온함’으로, 해양 언어로서의 정온은 해수면의 안정 상태를 뜻한다. 즉, 잔잔한 파도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선박을 아무리 튼튼하게 제작했다 하더라도 파도가 거세다면 배를 정박하기 어렵기 때문에 정온은 굉장히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이제 더 정확히 파고들어 정온도에 대해 알아보자. 정온도는 항만의 박지(泊地) 내 정온 정도를 나타내는 말이다. 박지는 배가 안전하게 머물 수 있는 해안 지역을 의미하는데, 이를 모두 풀어쓰면 항만에서의 파도가 잔잔한 정도를 정온도라고 정의할 수 있다.

항만에 꼭 있는 ‘이것’, 그 이유에서였다?

자동차는 크기에 따라 소형차, 중형차, 대형차로 나뉘며 주차하는 방법 역시 약간씩 다르다. 선박도 마찬가지다. 소형선, 중·대형선, 초대형선에 따라 적정한 정온도가 다른 것. 일반적으로 소형선은 파고 0.3m 이하, 중·대형선은 0.5m, 초대형선은 0.7~1.5m가 좋으며, 이를 기준으로 항만 시설을 설계한다. 그렇다면 일정한 정온도를 유지하기 위해서 필요한 시설물이 있지 않을까? 이는 항만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방파제라 답할 수 있다. 방파제는 외부의 파도로부터 항만을 지킴과 동시에 정온도를 유지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로 인해 항만의 위치를 검토할 때 적정한 파고를 유지할 수 있도록 방파제의 높이와 배치를 고려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