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애마를 타고 여행을 떠나 차에서 먹고 자는 낭만적인 여행, 차박이 트렌드를 넘어 하나의 여행 문화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안전을 위해 지켜야 하는 에티켓 문화는 아직 덜 성숙한 상황.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되는 여름, 즐거운 추억을 만들기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해안가 차박 안전수칙을 전한다.
Text. 염세권 Reference. 해양경찰청 블로그
차박을 하는 사람들은 전망 좋은 곳에 자리를 잡기 위해 바다와 가까운 곳에 주차를 하곤 한다. 그러나 해변에서 너무 가까운 곳에 주차를 하는 경우 간혹 모래에 빠져 고립되거나, 갑작스러운 파도나 기후변화로 사고를 당할 수 있다. 해안가에는 물이 차오르는 최대 지점인 만수선이 표시되어 있으니 이를 참고하여 만수선보다 위에 주차를 하는 것이 안전하다.
차 안에서 잠들어 있는 사이, 차가 바다나 도로 쪽으로 굴러간다면 큰 사고가 날 수 있다. 평평한 곳에 주차를 해도 강한 바닷바람에 사고가 날 수 있으니 반드시 사이드 브레이크를 걸어야 한다. 자동차 바퀴 아래에 큰 벽돌이나 나무를 두어 미끄럼 방지 조치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혹시 모를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차량 근처에 모닥불을 피우는 행위도 피하자.
최근 3년 동안 발생한 캠핑 안전사고 중 약 62%가 화재 및 가스 관련 사고다. 불을 사용할 때는 마른 잔디나 풀밭을 피하고, 주변에 불이 옮겨붙을 수 있는 물건이나 전자제품이 있는지 꼭 확인한다. 또 숯불이나 가스 등은 밀폐된 공간에서 사용하지 않도록 하고, 차량용 소화기를 반드시 지참하자. 모닥불을 피운 뒤에는 불씨가 꺼진 것을 확인한 뒤에 잠자리에 든다.
해양 쓰레기가 환경 문제로 대두되고 있지만, 아직도 한여름 바닷가에는 쓰레기가 넘친다. 차박을 즐기고 난 후 발생한 쓰레기들은 모두 집으로 가져가야 한다. 캠핑장의 경우 분리수거를 통해 지정된 장소에 버려야 한다. 만약 캠핑카를 이용했다면 오수통을 비워줘야 하는데, 지정되지 않은 오수관이나 자연에 무단방류할 경우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계획 없이 떠나는 여행은 즐거움이 될 수 있지만 차박은 준비가 필요하다. 아무 준비 없이 해안가에서 취사를 하는 경우 위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산림 관리를 위해 국립공원이나 개인 사유지, 해안 방파제 등에서 야영을 금지하고 있으며, 환경 보호를 위해 차박을 금지하는 해수욕장도 있다. 사전에 해당 지자체 등을 통해 차박이 가능한지 확인하자.
여름밤 바닷가에서는 폭죽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차박의 경우,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음식을 해먹기도 한다. 이러한 행동은 지나친 소음으로 주변 민가나 다른 차박러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 해가 지고 나면 폭죽이나 스피커는 지양하고, 되도록 목소리를 낮춰 이야기하는 것이 좋다. 또 밝은 조명을 이리저리 비추는 것도 매너가 아니니 주의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