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에서 신거제대교를 향해 달리는 길, 바다와 하늘 경계 사이에 우뚝 솟은 거대한 타워 하나가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멀리서 보면 고속도로 전망대나 등대 같기도 한 이곳의 정체는 카페!
오랫동안 지역의 상징처럼 서 있던 옛 통영타워를 감각적으로 리모델링해, 남해의 푸른 바다를 360도로 품어낸 공간. ‘카페녘’이다.
통영과 거제를 잇는 남해안대로를 달리다 보면, 차창 너머로 푸른 바다가 모습을 드러낸다. 통영의 중심지에서 거제로 향하는 신거제대교 길목. 유독 시선을 붙드는 독특한 실루엣의 건축물이 나타난다. 과거 통영의 관문 역할을 하던 중 여러 번의 업종 변경을 거치며 점차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 가던 옛 통영타워다. 한때 관광명소로 사랑받았던 통영 타워는 활용도가 점차 줄어들었지만, 한 기획자의 대담한 상상력 덕분에 새로운 숨결을 얻게 되었다. 주변의 자연경관과 건축물이 가진 본래의 독특한 구조를 그대로 살리면서도, 타워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복합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카페녘은 1층과 2층 테라스, 그리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야 하는 7층 전망대와 8층 루프탑까지 총 4개의 층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운영 중이다. 이곳의 진가는 7층 전망대에 들어서는 순간 드러난다. 놀랍게도 바닥 전체가 아주 천천히, 360도로 회전하기 때문이다. 가만히 의자에 앉아 커피를 마시고 있으면 창밖의 풍경이 마치 파노라마 필름처럼 흐른다. 선선한 바닷 바람을 온몸으로 맞이하고 싶다면, 한 층 더 위로 올라 루프탑에 머무르는 것도 방법이다. 저 멀리 거제의 수려한 절경부터 잔잔한 통영 바다, 그리고 신거제대교의 웅장한 모습까지 한자리에서 모두 감상할 수 있다.
단순히 조망이 좋은 타워였다면 오가는 사람들의 발길을 오랫동안 붙잡아두진 못했을터. 카페 내부에는 뷰만큼이나 감각적인 인테리어가 눈길을 끈다. 거친 인더스트리얼 무드의 벽면 사이로 따뜻한 질감의 빈티지 가구들이 놓여있다. 곳곳에는 예술작품들이 많아 갤러리에 온 듯한 느낌을 주며 독특하고 아늑한 쉼터를 완성했다. 한편 카페녘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밤 9시까지 긴 시간 문을 열어둔다. 덕분에 어느 시간대에 방문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통영의 색깔을 마주할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 낮에는 눈이 시리도록 푸른 바다가 해 질 무렵에는 붉게 물드는 황홀한 노을이 타워 창문 너머를 가득 채운다.
눈앞에 펼쳐지는 파노라마 뷰를 완성하는 것은 역시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시그니처 메뉴다. 카페녘의 정체성을 고스란히 담아낸 ‘타워 슈페너’와 ‘녘 슈페너’는 꼭 맛봐야 하는 대표 음료다. 깊은 풍미의 커피 위로 쫀쫀하고 고소한 수제 크림이 부드럽게 올라가있다. 여기에 코코아파우더로 스텐실아트까지. 보는 재미, 먹는 재미를 모두 잡았다. 커피를 마시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레드오렌지티, 리얼딸기라테 등 논 커피 메뉴도 세심하게 준비되어 있다. 취향껏 즐길 수 있도록 여러 종류의 베이커리류도 함께 마련돼 있다. 다양한 세대가 방문하는 만큼 메뉴에도 정성이 느껴진다. 통영 바다 위를 천천히 달리는 이 타워에서 잠시 시계바늘을 멈추고 쉬어가는 것은 어떨까.
카페녘
경상남도 통영시 용남면 남해안대로 21
매일 10:00~21:00
@theplace_nye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