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의 말 타는 사람들 II
비현실적인 분홍빛 모래사장 위로 말을 탄 사람들이 유유히 해변을 가로지른다. 언뜻 낙원의 한때 같은 이 작품은 폴 고갱이 생을 마감하기 불과 1년 전, 1902년에 완성한 그림이다. 고갱은 잃어버린 순수함을 찾고자 문명을 떠나 남태평양으로 향했지만 끝내 꿈꾸던 낙원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그림 속 인물들은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도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고, 어디에도 도착하지 못하는 듯 떠돈다. 어쩌면 이 해변은 고갱 자신의 이상과 결핍이 겹친 공간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