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한 편

바다, 예술로 만나다

출렁이는 물결과 끝없는 수평선. 바다는 오래도록 사람들에게, 특히 예술가에게 영감의 원천이 되어 주었다. 예술 속에서 어떤 바다는 자유, 또 어떤 바다는 쉼터가 된다. 문화예술 작품을 따라 바닷가를 거닐어 보자.

회화

© 마르모탕 모네 미술관 소장
인상, 해돋이
클로드 모네

희뿌연 안개 사이로 붉은 해가 떠오른다. 물결은 명확한 윤곽이 없고, 항구는 색의 덩어리로 암시될 뿐이다. 1872년 클로드 모네가 르아브르 항구를 그린 〈인상, 해돋이〉는 바다를 있는 그대로 묘사하기보다 순간의 분위기를 포착해 그린 그림이다. 모네는 파도나 수평선을 명확히 그리지 않는 대신, 해가 떠오르는 찰나의 색채와 분위기를 화폭에 남겼다. 미술 사조 ‘인상주의’라는 이름 역시 이 작품의 제목에서 비롯될 만큼, 미술사에 큰 전환을 남겼다.

드라마

© 스튜디오 드래곤
갯마을 차차차
유제원 연출

동해안을 마주한 작은 어촌 ‘공진’. 〈갯마을 차차차〉는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두 사람이 마음을 나누고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다. 공진에 치과를 개업한 서울 출신 혜진은 개인의 경계와 감정이 분명하다. 그로 인해 정많고 참견 많은 공진 주민과 부딪힌다. 반면, 공진살이 수년 차 두식은 마을에서 ‘홍반장’으로 불리며 신망이 두텁다. 두 사람은 크고 작은 충돌을 겪지만, 두식은 혜진에게 여유를, 혜진은 두식에게 감정을 털어놓는 법을 알려주며 서로를 이해한다.

가요

© Apple Corps Ltd
Octopus’s Garden
비틀즈

‘폭풍을 피해 따뜻하게 있자. 파도 밑 우리만의 작은 안식처에서 말이야.’ 깊은 바닷속, 문어가 만든 정원에서 쉬고 싶다는 상상을 노래한다. 경쾌하면서도 나른한 분위기의 전자 기타 멜로디가 평화롭게 누워 있는 문어를 상상하게 한다. 이 곡은 드러머 링고 스타가 이탈리아 휴가 중, 보트 선장에게 문어가 돌과 물건을 모아 정원을 만든다는 이야기를 듣고 만들었다. 바닷속 나만의 작은 안식처를 상상하며 들어보자. 음악이 한층 생생하게 다가올 것이다.

소설

© 민음사
노인과 바다
어니스트 헤밍웨이

쿠바의 작은 어촌, 홀로 어획에 나서는 노인 산티아고. 그는 바다에서 거대한 청새치와 맞닥뜨린다. 며칠 밤낮의 사투 끝에 고기를 잡아 올리지만, 금세 상어 떼의 습격을 받는다. 남은 것은 청새치의 앙상한 뼈뿐. 아무 결실도 없는 듯한 상황이지만, 산티아고는 손에서 노를 놓지 않고 다시 쿠바로 돌아간다. 스스로 부끄러워하지 않는 태도로 바다를 건너온 산티아고. 그는 삶이라는 거대한 바다 앞에서 무너지지 않는 인간성을 보여준다.


© 문학동네
바닷가 우체국
안도현

바다와 맞닿은 수평선을 오래도록 바라보는 작은 우체국이 있다. 파도 소리가 배경처럼 들리는 그곳은 사람의 발길은 뜸하지만, 묵묵히 자리를 지킨다. 〈바닷가 우체국〉은 동명의 시집 『바닷가 우체국』에 수록된 작품으로, 오랜 시간 쌓여온 기억과 사연을 바다와 우체국을 통해 그려냈다. 자연과 사물을 통해 삶의 감각을 구체적으로 시에 담아낸 덕분에 독자는 풍경을 따라 자연스럽게 시의 서정을 받아들이게 된다.

영화

© Fuji Television Network, Inc.
바닷마을 다이어리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일본 가마쿠라의 조용한 해안가, 코우다 가의 세 자매는 아버지의 부고를 듣고, 배다른 막내 여동생 아사노스즈를 가족으로 맞이한다. 〈바닷마을 다이어리〉는 네 자매가 상처를 공유하며 진정한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을 잔잔하게 담아낸다. 영화에서 바다는 마음을 다독이는 치유의 공간이다. 네 자매들은 함께 바닷가를 걷고, 멸치 덮밥을 먹으며 소박한 일상을 보낸다. 네 사람은 서로 다른 물길에서 흘러왔지만, 마음을 나누며 가족이라는 하나의 바다가 된다.

영화

© Studio Ghibli
마녀 배달부 키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13살이 된 마녀 키키는 전통에 따라 고향을 떠난다. 며칠간의 빗자루 비행 끝에 항구 도시 ‘코리코’에 도착. 이곳에서 배달부의 삶을 시작한다. 당차게 시작한 두 번째 삶이지만 낯선 환경과 사람들 사이에서 자신감을 잃고 비행 능력까지 흔들린다. 그러던 어느 날, 마을에 비행선 사고가 난다. 친구가 위험에 처한 순간, 키키는 다시 하늘을 날아오른다. 이 작품은 특별한 재능보다 삶을 대하는 태도를 조명하며, 새로운 시작을 앞둔 이들에게 용기를 건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