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2

청산도 바닷가를 품은
동화 같은 쉼터
카페마르

바다를 찾는 이유는 제각각이겠지만, 대부분은 쉼과 여유를 누리고자 함이 아닐까. 청산도에서 오롯이 바다의 냄새와 소리에 집중하며 쉬었다 가기 좋은 따뜻한 공간을 찾았다. 언덕 위 동화 같은 공간, 카페 마르다. 이곳에는 달콤한 빵 냄새와 진한 커피 향 그리고 여행자들의 추억이 스며있다.

글. 최선주 사진. 정우철

전남 완도군 청산면 동촌길 27-1

청산도 신흥해수욕장은 가족, 연인 등의 여행자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캠핑하기도 좋고, 조용해서 제대로 쉼을 누릴 수 있어서다. 카페 마르는 신흥해수욕장을 품고 조그마한 언덕 위에 자리했다. 나무 푯말에 쓰인 ‘카페 마르’라는 이름과 돌담, 큰 나무, 주인 할머니가 직접 가꾼 갖가지 식물들이 어우러져 아기자기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마치 신흥해수욕장을 마당으로 품은 동화 속에서 찾은 집 같다.

분필로 쓴듯한 초록색 입간판을 지나, 파란색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면 조그맣지만, 매력적인 카페마르의 구석구석이 눈에 담긴다. 곳곳에 24년 전, 부산에서 살다가 청산도로 와서 자리 잡은 주인 할머니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근처 펜션과 카페를 함께하는 사장님은 청산도에 내려와 10년간 집만 지었다고. 그래서 모든 공간 하나하나에 마음이 간다고 말했다.

애정을 듬뿍 담아 지은 공간이어서일까. 카페마르를 찾은 여행자들도 이곳에 머무르며 손글씨로 꾹꾹 애정을 눌러 담아 메시지를 남기고 간다. 어느새 벽 한편을 빼곡하게 메운 여행자들의 메시지는 주인 할머니의 취향이 담긴 소품과 함께 카페마르의 인테리어가 되었다.

여기서 가장 인기 있는 자리는 단연 바다가 보이는 창가 자리. 1층에서도 바다가 보이고, 비밀공간처럼 아늑한 다락방으로 가도 바다가 보인다. 안락한 다락방 창을 통해 바라보는 바닷가 풍경은 자연이 그려 놓은 그림 같다. 이런 매력은 레트로하고, 빈티지한 멋을 추구하는 MZ세대의 마음을 제대로 겨냥했다. 덕분에 카페마르를 찾는 대부분의 손님은 SNS를 보고 오는 MZ세대들이다.

카페마르는 에그타르트와 휘낭시에 맛집으로도 소문났다. 주인 할머니가 직접 기른 닭이 낳은 신선한 달걀을 이용해 매일 아침 직접 베이킹을 한다. 그래서인지 더욱 풍미가 깊고 고소하다. 거기에 직접 담근 레몬청으로 만든 레모네이드도 별미! 상큼하고 자극적이지 않아 자꾸 생각난다. 정성이 담긴 간식과 음료를 들고 돌담 옆에 마련된 테이블에 앉아 시간을 보내보자. 카페마르는 잠깐이지만, 고된 여행의 피로를 제대로 풀어주기에 더할 나위 없는 풍경을 간직하고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