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1

폐교에서 다시 피어나는 커피 향 컨츄리로드커피

태안 신두리 해수욕장으로 향하는 길. 학교인지, 수목원인지 멀리서 봐서는 도저히 정체를 알 수 없는 이곳이 궁금해져 발걸음을 멈췄다. 가까이 가서야 이곳의 정체가 드러났다. 세상에! 카페였네? 시골 마을 폐교를 리모델링해 어쩜 이렇게도 예쁘게 꾸며놨는지. 컨츄리로드커피의 이야기다.

글. 최선주 사진. 정우철

컨츄리로드커피에는
제한이 없다.
아이들은 물론이고
반려동물도 환영이다.

굳게 닫힌 폐교의 문을 열었더니!

태안의 신두리 해수욕장으로 가다 보면 한적한 시골 마을에 자리한 이름 모를 공간에 유독 눈길이 간다. 예쁜 건물을 둘러싸고 있는 꽃과 나무들에 저절로 매료되어 문을 열고 들어섰다. 이곳의 정체는 컨츄리로드커피라는 카페다.
널찍한 공간에 마당도 넓은 이 공간은 원래 학교였다고. 1993년에 폐교된 태안군 원북면 신두리의 신두초등학교는 2003년, 지역 주민에게 매각되었다고 전해진다. 신두리와 인근 동해리 등 마을 4곳이 운영 중인 합동마을회가 폐교를 인수한 후에 야영장, 기숙학원 등으로 재탄생시키고자 했으나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렇게 방치될 뻔한 폐교는 한 사람의 눈에 들어왔다. 그 주인공은 현재 컨츄리로드커피를 운영하는 문해수 대표다.
태안이 고향인 그녀는 카페를 창업하고자 알아보다가 문을 닫은 신두초등학교를 보고 ‘이거다!’ 싶었다고 한다. 태안을 찾은 사람들에게 향수를 찾는 공간이라는 점이 특히 마음에 들었고, 곧바로 합동마을회에 카페 창업을 제안했다. 합동마을회 역시 방치되는 것보다는 카페로 개조해 마을 분위기를 살리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해 제안을 받아들였다.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

마을 사람들과 문해수 대표의 마음이 통한 덕분에 2021년 여름, 폐교의 리모델링이 시작되었다. 넓은 내부 공간은 개방감을 살리려고 노력했고, 벽이 허물어진 공간에는 화분을 두어 자연과 어울리는 인테리어로 꾸몄다. 풀이 무성했던 운동장에는 꽃과 잔디, 나무를 심어 정원 느낌이 나도록 했다. 그렇게 공간 하나하나에 공을 들인 결과 폐교는 ‘컨츄리로드커피’라는 이름으로 2021년 12월에 다시 문을 열었다.
컨츄리로드커피에는 제한이 없다. 아이들은 물론이고 반려동물도 환영이다. 최근 여러 카페에서 노키즈존과 노펫존이 늘어나고 있는 것과는 달리 방문객에게 입장 제한을 두지 않는다. 방문객들은 그 점 역시 컨츄리로드커피가 가진 매력이라고 입을 모은다. 세대를 구분 짓지 않고 이곳에서는 누구든 쉬어갈 수 있었으면 하는 문해수 대표의 바람이 통했다.
내부에는 여러 좌석이 있는데 공간 중간에 자리한 좌식 테이블은 어린아이가 있는 가족 단위의 방문객들에게 특히 인기다. 게다가 바깥 정원에도 다양한 자리가 마련되어 있어 눈길이 간다. 특히 정원 곳곳에 마련된 대나무로 만들어진 인디언 텐트 자리는 반려견을 동반하거나 젊은 세대 방문객들이 좋아하는 곳이다.

조금 촌스럽지만 괜찮아

공간만으로는 오가는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긴 어려웠을 터.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메뉴를 개발한 것도 인기 요인이다.
태안의 특산물인 대파, 마늘, 양파를 활용해 만든 대파마늘스콘, 양파파네는 물론이거니와 프랑스 디저트 크렘브륄레에서 착안한 ‘컨츄리브륄레라테’는 꼭 맛봐야 하는 대표 메뉴다.
컨츄리브륄레라테에는 커피가 들어가는데, 커피류를 마시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초코브륄레라테와 레몬망고브륄레라테도 추가로 개발했다. 음료 표면을 불로 그을려 딱딱하게 만들어서 먹는 재미가 있다. 다양한 세대가 방문하는 만큼 메뉴에도 정성과 고민을 깃들인 게 느껴진다. 카페로 모습을 바꾸고 사람들을 맞이한 지 어언 4년 차. 마을 주민들은 “컨츄리로드커피 덕분에 동네가 밝아진 것 같다”며 만족감을 드러낸다. 컨츄리로드커피는 현재 주말이면 400명에 달할 정도로 입소문이 나 누군가에게는 사랑방 역할을,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추억을 선사하는 보금자리가 되어가는 중이다. 촌스럽다는 게 이렇게 매력적일 줄이야. 태안의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촌스러운 멋으로 공간과 사람을 잇는 컨츄리로드커피가 써 내려갈 다음 챕터가 궁금해진다.

충남 태안군 원북면 신두로 335
@countryroadcoffee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