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거 알아? 부산 영도에도 해녀가 있대!
해녀 어업은 세계적으로 특별하고 귀한 우리나라만의 해양 문화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해녀가 제주도에 몰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부산에도 해녀가 존재한다. 1970년대 초중반, 남편의 경제활동에 따라 많은 해녀가 제주에서 부산으로 이동했고, 부산 영도에 해녀가 정착했다. 이들의 유입에 따라 부산에서도 해녀 어업이 시작되었다. 해녀가 유입되던 시기의 부산은 우뭇가사리와 미역의 황금어장이라고 불릴 만큼 자원이 풍부했다. 게다가 이를 거래하는 시장도 번성해 제주를 벗어나 육지로 온 해녀들이 정착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조건이었다고 전해진다. 부산의 섬이었던 영도도 마찬가지다. 몇몇 해녀들이 이곳에 터를 잡으면서 영도에서도 해녀 어업이 시작됐다. 이들은 산업화 시기 일을 하러 오랫동안 가정을 비운 남편을 대신해 물질을 하며 가장으로서 집안을 꾸려나갔다. 해녀문화전시관이 영도에 자리한 이유이기도 하다. 해녀 동상이 세워진 영도 해녀문화전시관에서는 영도 해녀 어업의 역사와 해녀들의 삶을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다.
김밥과 해산물의 특급 컬래버레이션
영도해녀촌은 해녀문화전시관 건물 1층에 자리한 식당이다. 약 17명의 해녀가 매일 아침 8시부터 오후 2시까지 6시간 동안 물질을 해서 잡아 올린 해산물을 즉석에서 맛볼 수 있는 곳으로 입소문을 탔다. 멍게, 소라, 해삼은 물론이거니와 전복과 문어까지 맛볼 수 있다.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해물라면과 김밥이다. 해산물을 파는 곳에서 김밥이라니? 의외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김밥은 영도해녀촌을 인기 반열에 오르게 한 핵심 메뉴와 다름없다. 요리연구가 백종원이 한 프로그램에서 이곳을 방문해 김밥 위에 성게알을 올려 먹기 시작하면서 이 집의 별미가 되었다. 당시 백종원은 “김밥 맛집이라기보다 탁 트인 바다를 보며 김밥을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을 알려주러 왔다”며 영도해녀촌을 방문한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그때부터 영도해녀촌의 ‘성게 김밥’이 유명해지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메뉴판에는 성게 김밥이 없다. 성게 한 접시와 김밥을 따로 주문해야 한다. 영도 바다 앞에서 김밥에 성게를 듬뿍 올려 먹으면 세상에 단 하나뿐인 김밥을 맛볼 수 있다. 눈과 입에서 살아있는 바다가 느껴진다. 실제로 방문한 사람들에게는 은색 쟁반에 나오는, 영도해녀촌 한상차림과 바다를 어우러지게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는 게 암묵적인 룰이 되기도 했다. 올겨울 화려하지는 않지만, 바다의 감성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어 더욱 특별한 영도해녀촌에 들러볼까. 세상 어디서도 느껴보지 못한 바다 밥상을 제대로 누릴 수 있을 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