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자의견

    해안선 독자 여러분의 의견을 적어주세요

  • 개인정보 수집 및 동의 안내
    해안선은 수집되는 귀하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습니다.
    - 개인정보 수집 항목 : 이름, 휴대폰번호
    - 제공받는 자 : 해안선 웹진 운영 대행사 KS센세이션
    - 개인정보 수집·이용 목적 : 해안선 웹진 만족도조사를 위해 사용
    - 개인정보의 보유 및 이용기간 : 조사 및 경품지급 후 파기
    - 동의를 거부할 권리가 있으며 동의하지 않을 경우 추첨에서 제외됩니다.

  • 자동등록방지
바다 옆 골목

부산 바다 예쁜 것 좀 보이소~ 흰여울문화마을

살다 보면 좋았던 것들이 싫어질 때가 있다. 반대로 싫었던 것들이 좋아질 때도 있다. 하지만 바다는 그렇지 않다. 넓은 그 품이 편안해서일까. 사계절 언제봐도 좋기만 하다. 가끔은 원 없이 눈에 담고 싶어질 정도다. 다닥다닥 붙어있는 집 사이를 헤매다가 만난 흰여울문화마을의 바다도 그랬다. 햇살이 드리운 덕분인지, 오가는 사람들의 해사한 얼굴 덕분인지 평온함으로 가득했던 모습이 좋아 한참을 바라봤다.

글. 최선주 사진. 정우철

부산에 왔으믄~
흰여울 안 오고

어데 가능교?

흰 눈이 내리는 것처럼
예쁜 바다마을

부산 영도구 영선동4가에 자리한 흰여울문화마을. ‘흰여울’이라는 말은 ‘물이 맑고 깨끗한 여울’을 뜻한다. 흰여울문화마을이라는 이름도 여기서부터 시작되었다. 영도 봉래산에서 흘러내린 맑은 물줄기가 빠르게 굽이쳐 바다로 떨어지는 모습이 ‘마치 흰 눈이 내리는 것 같다’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름처럼 흰여울문화마을은 햇살 가득한 날씨 좋은 날에 찾으면, 바다가 유난히 빛나 더욱 운치가 있다. 실제로 부산에서 경치가 아름답기로 소문난 송도를 마주 보고 있기도 하고, 송도만큼이나 바다 경치가 아름답다고 소문이 나서 제2의 송도라고 불리기도 한다고.

피란민들의 애환을 시작으로

지금은 많은 관광객이 찾는 명소가 되었지만, 흰여울문화마을의 시작은 피란민들이었다. 한국전쟁 이후 삶을 이어나가기 위해 피란민들이 이곳에 터를 잡고 살기 시작하면서 마을이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그 당시에는 이곳이 바다 끝 벼랑에 있었기에 ‘흰여울로 도망가면 찾지 못한다’는 말이 돌았다고 한다. 그만큼 마을은 판잣집으로 가득해 복잡하고 험했다. 시간이 흘러 사람들은 마을을 떠났고, 점점 폐가와 빈집이 늘어났다. 그러던 마을이 2010년을 기점으로 새롭게 변하기 시작했다. 당시 통장이 ‘주민이 살기 좋은 마을, 이웃과 정을 나누는 마을’로 만들고자 이웃들과 국밥데이를 실시했기 때문이다. 마을에 대한 주민들의 마음이 전해져서였을까. 2011년, 영도구청은 마을의 빈집 3채를 지역 예술가의 작업공간으로 리모델링해 제공했다. 지역 예술가들이 활동하면서부터 마을은 활기를 띠었고, 낡은 골목길과 담벼락에 아기자기한 벽화가 그려지면서 관광객들도 늘었다. 게다가 국토교통부가 선정한 우리나라 5대 해안누리길에 흰여울길이 선정되면서 ‘부산 바닷가 근처 예쁜 마을’로 이름을 알리게 되었다.

낡은 골목길과 담벼락에
아기자기한 벽화가 그려지면서
관광객들도 늘었다.

마! 여기 볼 거 천지삐까리다~!

1 리사네 잡화점

지역마다 특색 있는 소품 가게가 정말 많은데, 흰여울문화마을에도 저마다의 감성을 간직한 소품 가게가 몇 개 있다. 리사네 잡화점은 ‘온 세상 만물이 여기 다 모였을까?’라는 생각이 저절로 드는 곳이다. 빨간색 벽돌외관이라 찾기도 쉽다. 이곳의 카테고리를 분류한다면, 레트로가 맞겠다. 요즘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는 키티 캐릭터부터 도라에몽, 페코짱 캐릭터 피규어와 인형들이 가장 먼저 들어온다. 전부 옛 모습을 간직해 추억이 되살아나는 기분이다. 게다가 구석에는 이름 모를 골동품들과 70~80년대에서나 볼 수 있던 성냥도 판다. 레트로한 성냥갑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부산 영도구 흰여울길 129 1층

2 영화기록관

흰여울문화마을이 지금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의 영화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우리가 잘 아는 <변호인>부터 <범죄와의 전쟁>,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 등 다양한 영화를 이곳에서 찍었다. 영화기록관은 흰여울문화마을에서 촬영했던 다양한 영화들을 소개하는 곳이다. 영화 속 의상들을 입고 포토존에서 추억을 남길 수 있어 관광객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또한 영화기록관에서 판매하는 엽서/우표를 구매해 편지를 써보는 ‘느리게 가는 편지’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부산 영도구 영선동4가 606

3 에테르

전 층이 통유리로 되어있어 바다를 바라보며 쉬어가기 좋다. 게다가 2024 블루리본 서베이에 선정될 만큼 맛으로도 유명하다. 이곳의 시그니처는 랍스터 롤. 브라운 버터에 버무린 통 랍스터와 콜라비 라페를 곁들인 오픈샌드위치인데, 바닷가 마을과 잘 어울린다. 또한 친환경 소재의 내열 머그잔을 이용해 음료를 내어주는 것도 인상적이다. 개인 텀블러 지참 고객에게는 음료를 최소 500원에서 많게는 20%의 금액까지 할인해 준다. 공간, 뷰, 맛, 그리고 환경을 생각하는 마인드까지 다 갖춘 카페여서 그런지 흰여울문화마을 명소로 자리 잡았다.

부산 영도구 절영로 234

4 여울책장

흰여울문화마을과 잘 어울리는 동네 책방이자, 쉼터 같은 북카페다. 하얀 벽에 노란색 간판과 담벼락이 눈에 띈다. 담벼락 한편에 자리잡은 담쟁이넝쿨도 이곳의 분위기와 잘 맞아떨어진다. 날씨가 좋을 때는 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야외 테이블이 인기지만, 실내에도 통창으로 된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여러 종류의 책들이 책장을 가득 메우고 있어 남녀노소 불문하고 시간을 보내기 좋다. 계절과 상관없이 많은 방문객이 찾는다는 팥빙수는 여울책장의 인기 메뉴다. 팥을 직접 삶아 우유 얼음과 함께 만들어 내는데 정성이 담겨서인지, 흰눈을 닮아서인지 겨울에도 찾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부산 영도구 흰여울길 381

5 흰여울전망대

흰여울전망대는 흰여울문화마을의 대표 전망대다. 마을의 경치가 한눈에 보이고, 예쁜 포토존이 마련된 것이 특징. 거기에 쓰여 있는 ‘지금, 여기, 흰여울’이라는 문구가 바다와 어우러지니 더 감성적으로 다가온다. 여름에는 주민들과 관광객들에게 무더위 쉼터가 되어주기도 한다고. 가을과 겨울 사이에 이곳에 올라 바다를 바라보고 있으면, 시원한 바람을 맞을 수 있는데 느낌이 좋다. 조금만 내려가면 또 다른 포토존인 이송도전망대가 나온다. 여기서는 계단 틈 사이로 비치는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게 포인트다. 두 곳 모두 인생 사진을 건지기 좋은 데다가 서로 거리도 멀지 않으니 들러보는 것도 좋다.

부산 영도구 절영로 258

6 흰여울해안터널

절영해안산책로를 따라 걷거나, 피아노계단을 타고 내려오면 나오는 터널이다. 피아노계단 구간을 이용하기 어려운 노약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2018년 만들어진 터널인데, 지금은 흰여울문화마을의 포토존으로 더욱 사랑받고 있다. 동굴 초입과 끝부분에 서서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면 한 폭의 그림 같다. 조명으로 꾸며둔 포토존이 터널 안에도 있지만 윤슬이 매력적인 바다가 펼쳐지는 덕분에 터널 초입과 끝부분의 포토존이 인기다. 가파른 피아노 계단을 지나는 조금 힘든 과정을 거치고 나면 세상에 둘도 없는 사진을 남길 수 있으니 포기하지 말고 가볼 것!

부산 영도구 영선동4가 1210-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