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송사에서 오르면 만나는
능선 갈림길. 한 가족이 둘레길을 걷고 있다.
삽시도 둘레길은 경관이 수려한 서쪽 해안에 나 있다. 면삽지, 물망터, 황금 곰솔 등
삽시도의 명소는 대부분 둘레길을 따라 만날 수 있다.
삽시도로 가는 여객선에서 펼쳐지는 갈매기의 비행
울창한 소나무 그늘과 잔디밭이 좋은 태창비치펜션
넓은 구릉과 고운 백사장을 품은 섬
삽시도는 충남 보령시 오천면에 속하는 섬이다. 이름은 생김새가 화살을 꽂은 활과 같다는 데에서 유래했다. 섬의 위치는 태안반도 안면도 남쪽으로 6km, 보령 대천항에서 서쪽으로 13.2km 떨어져 있다. 대천해변에서 보면 바다에 엎드린 모습으로 보이는데, 그 형상이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삽시도는 큰산(붕구뎅이산)이 자리한 섬의 서쪽을 제외하면, 대부분 낮은 구릉을 이룬다. 삽시도 둘레길은 경관이 수려한 서쪽 해안에 나 있다. 면삽지, 물망터, 황금 곰솔 등 삽시도의 명소는 대부분 둘레길을 따라 만날 수 있다.
대천연안여객선터미널에서 출발한 여객선은 유독 갈매기들이 많이 따른다. 새우깡을 들고 하늘로 뻗으면 갈매기가 날아와 귀신같이 새우깡만 물고 간다. 여객선의 뒤꽁무니를 졸졸 따르는 갈매기들이 안쓰럽다가도, 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놀라운 비행 실력에 탄성이 절로 난다.
갈매기와 바다, 이름 모를 작은 섬들을 구경하다 보면 어느새 40분이 훌쩍 흘러 삽시도에 닿는다. 웃말 술뚱선착장에 내리자 펜션에서 나온 차들이 손님을 싣고 사라진다. 삽시도는 선착장 가까운 웃말에 초등학교, 보건소, 파출소 같은 공공기관 등이 몰려 있다.
술뚱선착장을 나와 진너머해수욕장을 찾아간다. 진너머해수욕장은 삽시도 여러 해수욕장 중에서 풍광 좋고 숙소가 많아 베이스캠프로 제격이다. 삽시도는 버스가 다니지 않아 걸어 다녀야 한다. 넓지 않아 유유자적 걸으면 된다. 마을 골목을 가로지르면
넓은 논이 펼쳐진다. 논길을 따르면 울창한 솔밭 언덕에 태창비치펜션이 서 있다. 그 아래가 진너머해수욕장이다.
둘레길 베이스캠프로 좋은 진너머해수욕장
삽시도 둘레길은 진너머해수욕장에서 밤섬해수욕장까지다. 일단 밤섬해수욕장으로 이동해, 진너머해수욕장에서 마무리하는 것으로 코스를 짰다. 그러면 들어가는 곳은 밤섬해수욕장 금송사가 된다. 밤섬해수욕장은 ‘해류가 끝나는 곳’이라 하여 ‘수루미해수욕장’으로도 부른다. 이곳은 1㎞에 이르는 넓은 백사장이 펼쳐지고
삽시도의 부속 섬인 불모도를 바라보고 있다.
금송사는 밤섬해수욕장 해송 숲에 자리한 자그마한 절집으로 진관스님이 거처하고 있다. 차를 한 잔 나누며, 삽시도의 문화와 신비로운 이야기를 들으면 더욱 좋다. 진관스님은 삽시도의 숨은 비경인 황금 곰솔을 처음 세상에 알린 주인공이다.
둘레길은 금송사 앞에서 큰산으로 올라붙는다. 입구에 삽시도 안내도와 간이 화장실이 있다. 15분쯤 울창한 솔숲을 걸으면 삽시도에서 가장 남쪽 해변을 만난다. 해변으로 내려가는 길 울타리 안에 황금 곰솔이 있다.
황금 곰솔은 높이 15m, 가지 넓이 10m, 둘레 25cm인 약 60년생이다. 황금 곰솔 앞에서 나무를 못 봤다고 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이름은 황금 곰솔이지만, 나무 전체가 황금색으로 빛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잎에서 짙은 누런빛이 나는 정도이다. 그렇다고 실망하지 말자. 우리나라에는 세 그루만
자생할 정도로 희귀한 소나무다.
황금 곰솔을 구경하고 나서는 ‘물망터’ 이정표를 따른다. 완만한 내리막을 이리저리 돌아가면 작은 해변을 만난다. 물망터는 갯바위에서 샘솟는 약수를 말하는데, 해변 갯바위에 숨어 있다. 초행자가 찾기에 쉽지 않다. 진관스님에 의하면, 물망터는 삽시도에서 가장 성스러운 혈이라고 한다. 그래서 숨어 있다는 것.
썰물 때에만 모습을 드러내는 것도 신비롭다.
우리나라에서 세 그루밖에 없는 황금 곰솔. 잎이 황금색이다.
하루 2번 모세의 기적 일어나는 면삽지
물망터의 시원한 약수를 맛보고 다시 길을 나서면 호젓한 산길이 펼쳐진다. 산은 대부분 소나무와 참나무로 이루어졌지만, 간혹 소사나무도 볼 수 있다. 30분쯤 숲길을 걸으면, 면삽지로 내려가는 급경사 계단이 나온다. 조심조심 난간을 잡고 내려오면, 면삽지가 나온다.
면삽지는 물이 빠지면 나타나는 작은 무인도다. 밀물 때는 섬이었다가 바닷물이 빠지면 삽시도와 하나로 연결된다. 하루 두 번씩 모세의 기적이 일어나는 셈이다. 삽시도와 면삽지를 이어주는 손바닥만한 해변은 양옆으로 바다를 접하고 있다. 삽시도 둘레길의 마지막 보물은 진너머해수욕장이다. 여름철에는 둘레길을 걷고
진너머해수욕장에 뛰어들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해변의 상어바위 옆으로 시나브로 떨어지는 일몰은 삽시도의 마지막 선물이다. 시나브로 하늘과 바다를 붉게 물들이는 일몰 속에서 즐기는 해수욕은 잊지 못할 즐거움과 낭만을 준다.
상어바위 뒤로 넘어가는
진너머해수욕장의 일몰은
삽시도 최고의 절경이다.
삽시도 둘레길의 마지막
보물은 진너머해수욕장이다.
여름철에는 둘레길을 걷고
진너머해수욕장에 뛰어들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해변의 상어바위 옆으로
시나브로 떨어지는
일몰은 삽시도의 마지막
선물이다.
면삽지에는 많은 해식동굴이
뚫려 있다. 동굴 안에서 바라보는 바다는 더 예쁘다.
맑은소리를 내는 물망터
해변의 몽돌
여행 정보
삽시도 둘레길은 5km, 2시간쯤 걸린다. 물망터, 면삽지는 밀물 때에만 볼 수 있기 때문에 물때를 맞춰야 한다.
국립해양조사원
홈페이지(www.khoa.go.kr)에서 조석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교통
서울에서 대천까지는 기차가 편하다. 무궁화호가 2시간 40분쯤 걸린다. 대천연안여객선터미널에 삽시도 가는 배가 1일 3회 다닌다.
맛집과 먹거리
한일횟집과 삽시도회식당 등에서 활어회와 칼국수 등을 먹을 수 있다. 대천항 수산시장에서 다양한 활어회와 조개류를 저렴하게 구매하는 것도 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