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볕 드리울 땐
산책하기 딱 좋은 계절이 왔다. 적당히 불어오는 바람도, 따뜻하기만 한 햇살도 모든 게 반가운 계절 봄, 발걸음을 가볍게 하고 걸어볼까. 이 봄에는 어디든 좋겠지만, 기왕이면 사방이 푸른 빛으로 둘러싸인 바다면 더 좋겠다. 소박한 어촌마을, 길목마다 마주치는 색색의 꽃, 선선한 바닷바람까지 모든 게 봄이 왔음을 알려주는 인천의 작은 섬, 소무의도는 어떨까.
‘대무의도’와 함께
‘무의도(舞衣島)’
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는 옛날 어부들이
짙은 안개를 뚫고 근처를 지나다가
섬을 바라보면, 섬이 마치
‘말을 탄 장군이 옷깃을 휘날리며
달리는 모습’ 같기도 하고,
‘선녀가 춤을 추는 모습’ 같기도
해서라고 한다.
작지만, 작지 않은 소무의도
우리가 몰라서 그렇지, 우리나라에는 생각보다 걸어서 갈 수 있는 섬이 많다. 소무의도 역시 그런 섬 중 하나다. 인도교가 생기면서 도보로 섬에 갈 수 있게 되었다.
인근의 ‘대무의도’와 함께 ‘무의도(舞衣島)’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는 옛날 어부들이 짙은 안개를 뚫고 근처를 지나다가 섬을 바라보면, 섬이 마치 ‘말을 탄 장군이 옷깃을 휘날리며 달리는 모습’ 같기도 하고, ‘선녀가 춤을 추는 모습’ 같기도 해서라고 한다.
소무의도의 다른 이름은 ‘떼무리’. 보통 이 이름은 섬 주민들에게 불리는 이름이다. ‘대무의도 본섬 일부가 떼어져 나간 섬’에서 유래되었다고. 인도교와 연결되는 섬 서쪽 마을 선착장 이름이 ‘떼무리 선착장’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작은 섬이지만, 역사는 전혀 작지 않다. 무려 300여 년 전부터 사람들이 터를 잡고 살았고, 20여 년 전에는 안강망 어선이 40여 척에, 수협 출장소가 있었을 정도로 어획량이 풍부한 섬이었다고 한다. 갯벌에서는 굴, 바지락, 고둥 등이 채취되고, 계절별로는 게, 장어, 새우, 농어
등이 많이 잡혔다고 하니 부유한 섬이었음에는 분명하다.
인도교에 입성하기 전에 인도교 초입에 안내된 무의바다누리길 코스를 알고 가면 좋다. 무의바다누리길은 소무의도를 한 바퀴 도는 둘레길을 일컫는다. 약 2.5km 길이의 길로 총 8개 구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무의바다누리길 따라 걸어서 섬까지
광명항 공영주차장에 주차하고 10여 분을 걷다 보면 인도교가 나온다. 인도교는 섬과 육지를 잇는 다리다. 이 다리 덕분에 소무의도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도교에 입성하기 전에 인도교 초입에 안내된 무의바다누리길 코스를 알고 가면 좋다. 무의바다누리길은 소무의도를 한 바퀴 도는 둘레길을 일컫는다. 약 2.5km 길이의 길로 총 8개 구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1구간은 소무의 인도교길, 2구간은 마주보는 길, 3구간은 떼무리길, 4구간은 부처깨미길, 5구간은 몽여해변길, 6구간은 명사의 해변길, 7구간은 해녀섬길, 8구간은 키 작은 소나무길이다.
길 따라 가다 보면 섬 전체를 걸을 수 있으니, 어느 한 구간을 정해서 다녀와야겠다고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섬 전체를 걷는 데는 넉넉히 2시간이면 충분하다. 걷다 보면 섬을 찾은 연세 지긋한 어르신들을 쉽게 만날 수 있을 만큼 길이 험하지 않다. 그러니 조급함 없이 천천히 자신의 호흡대로 걸어보자. 걷다가
마음에 드는 곳에 멈춰서 쉬어도 모자람이 없을 테니.
평화로운 장면들의 연속이라서
몇몇 카페와 식당이 있는 마을길을 따라 떼무리 선착장까지 가면 느린 우체통이 나온다. 쉽게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요즘이라 그런지 반갑기만 하다. 반가웠던 느린 우체통을 뒤로 하고 떼무리길에 올라 본다. 개나리와 이름 모를 꽃들이 산책길을 기분 좋게 만들어 주는 것은 덤이다. 그러다 쉼터에 서서 한없이
펼쳐진 바닷길을 바라본다. 멀리 영종도, 인천대교, 송도국제도시, 팔미도가 보인다. 실제로 영종도, 을왕리하고도 가까워서 소무의도까지 들렀다가 가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물론 캠핑을 즐기는 사람도 많다. 접근성도 좋고 조용한 섬의 분위기가 캠핑하기 더할 나위 없다.
떼무리길을 지나면 기암괴석이 나오는데 여기서부터 보이는 해변은 몽여해변이다. 다른 길보다 평화로운 모습에 마음이 절로
안정된다. 몽여해변에 있는 ‘섬카페 좋은날’에서는 목을 축이며 바다를 한 없이 바라볼 수 있는데, 푸른 하늘과 고요한 바다가 마치 그림 같다.
여기서는 낚시꾼들도 많이 보인다. 알고 보니 우럭, 농어, 노래미, 광어 등이 많이 잡혀 낚시꾼들이 ‘애정’하는 섬이라고. 몇 시간이고 물고기를 낚기 위해 기다리는 낚시꾼들의 모습을 뒤로하고 걷다 보면 명사의 해변길, 해녀섬길이 나온다. 감탄하는 사이, 소무의도의 전망대 역할을 하는 하도정까지 왔다. 정자에
앉아 걸어온 길을 되뇌며, 숨을 고른다. 구간마다 아름다웠던 장면들을 눈에 담고 아쉬운 소무의도 산책을 마친다. 이 봄, 소무의도에서 마주한 장면들이 희미해질 때쯤, 다시 또 찾겠노라 다짐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