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최선주 사진. 정우철
올가을에는 조용하고 소박한 마을 안에 자리를 잡고 책 한 권을 펼쳐볼까. 거기에 잔잔하게 바닷바람까지 불어온다면? 이보다 좋은 호사는 없을 것. 부산 흰여울문화마을 안 씨씨윗북은 이번 가을을 더욱 낭만적으로 만들어 주기에 충분하다.
씨씨윗북은 여느 서점과는 달리 입장하는 방법부터 다르다. 입구 앞에 마련된 키오스크에서 간단한 회원가입 절차를 마친 뒤, 이용 시간을 선택하고 결제 후 나오는 영수증에 있는 바코드를 찍고 입장하면 된다. 처음 오는 사람들은 이런 최첨단 시스템에 낯설어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곳은 보통 재방문 고객이 많은 편이라 한 번의 낯섦만 견딘다면 두 번째, 세 번째 방문은 문제없다고. “개방되면 많은 분이 찾을 거라는 걸 저희도 알고 있어요. 하지만, 정말 책을 읽고자 하는 분들에게 방해가 될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이 키오스크 방법을 생각했습니다.”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사장님의 진심을 엿볼 수 있다.
부산 씨씨윗북(See Sea with BOOK)은 2022년 4월에 오픈한 바다가 보이는 서점이다. 흰여울문화마을 안쪽을 걷다 보면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바로 옆에 쌍둥이 빌딩처럼 자리한 여울마크는 사장님이 씨씨윗북과 함께 운영 중인 카페. 하지만 두 건물은 성격이 전혀 다른 독립적인 공간이다. 카페를 찾는다면 여울마크로, 조용히 책에 몰두하고 싶다면 씨씨윗북으로 갈 것.
씨씨윗북은 한국서점조합연합회와 연계해 분기별로 다양한 북 큐레이션을 펼치고 있다. 여행자가 많은 부산의 특성을 고려해 <어느 미래에 당신이 없을 것이라고> 목정원 사진산문, <유어 시티 Your City> 7인 사진집, 디자인 사강의 사진집으로 큐레이션을 진행하기도 했다. 여행자들과 소통하기 가장 좋은 게 사진이라는 판단에서다. 앞으로는 외국인 방문객을 위해 한국 문화를 알고, 즐길 수 있는 큐레이션을 계획 중이라고.
북스토어 안 미니 냉장고에 구비된 생수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1인 1병)
카페 여울마크의 음료를 구매해 북스토어에서 먹을 수 있다.
3층에서 한 계단 더 올라가면 루프톱이 있는데, 바다가 한눈에 보인다.
1층은 경제/비즈니스, 2층은 인문/시/에세이, 3층은 여행 서적을 모아 뒀다. 읽고 싶은 책이 있는 층으로 가 마음껏 독서에 빠지면 된다. 어느 전시관에 온 듯한 깔끔한 인테리어에 오래도록 머물고 싶어지고, 투명한 유리창에 큐레이션 한 책의 구절을 붙여 놓은 게 인상적이다. 마치 유리창 자체가 책의 한 페이지처럼 보인다. 이 책 느낌이 나는 유리창의 매력은 3층 여행 섹션으로 가면 배가 된다. 창밖으로 펼쳐진 푸른 바다가 배경이 되어주기 때문. 층마다 구비된 키오스크를 이용해 책도 구매할 수 있다.
부산 영도구 흰여울길 99
인근 공영 주차장 이용
11:00~19:00(일요일 정기휴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