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박영화 사진. 이승헌
당신의 여행을 기억할 수 있는 기념품 하나쯤 구입해야 하지 않을까. 그곳이 제주라면 더더욱. 아기자기한 손그림으로 제주 풍경을 담아낸 곳을 찾았다. 에메랄드빛으로 반짝이는 세화해변 앞에서.
제주 동쪽에서 가장 아름다운 세화해변. 그 아름다운 바다 근처에 세화씨문방구가 있다. 돌계단에 오르면 보이는 세화씨문방구는 주인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이진아 작가의 그림으로
만들어진 소품숍이다.
이진아 작가는 처음으로 한 제주 여행에서 세화해변을 보고 한눈에 반했고, 세화해변이 보이는 이곳에 오랜 꿈이었던 문방구를 열게 되었다.
2018년 겨울에 문을 연 이후 점점 SNS상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는 곳이라 손님이 몰릴까봐 서둘러 들어가려는데, 입구에 있는 귀여운 고양이가 발길을 멈추게 한다. 이름은
삼색이로, 이곳을 찾는 손님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하고 있단다.
세화씨문방구의 가장 큰 특징은 오직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그림과 문구류라는 것. 이진아 작가가 직접 그리고 제품을 의뢰해 제작했다. 연필, 노트, 메모지, 엽서, 달력,
마스킹테이프, 그립톡, 안경 닦이 등에 바다, 돌담, 돌하르방, 귤, 해녀 등 제주 풍경이 아기자기하게 그려져 있다. 예쁘지 않은 것이 없어서 어떤 걸 사야 할지 한참을
망설이게 되는 곳이다.
세화씨문방구를 찾는다면 꼭 서야 하는 공간이 있는데, 세화해변이 보이는 창 앞이다. 큰 창을 통해 보이는 세화해변은 마치 액자 프레임에 바다의 영상을 담아내기라도 한 듯
특별한 풍경을 자아낸다. 그리고 또 한곳. 바로 한편에 마련된 엽서 코너다. 엽서 한 장 한 장에 담긴 제주의 풍경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로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매년 다른 제주 풍경을 그려서 제작하기 때문에 어느 해도 엽서가 같지 않아, 새로운 엽서를 구입하려는 단골손님도 많다. 진열대의 모양도 특이한데, 한라산과
제주 오름을 형상화해 특별히 제작했단다.
만약 제주에서 한곳의 소품숍만 들를 수 있다면 세화씨문방구를 추천한다. 그리고 이곳에서 한 장의 엽서라도 구입하자. 두고두고 제주 여행의 감동을 기억할 수 있을 테니까.
제주시 구좌읍 해맞이해안로 1450-1
월~토 11:00~18:00(수요일은 17시까지), 매주 일요일 휴무
0507-1423-78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