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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봄을 꽃피우다

겨우내 얼어붙었던 바다가 다시 일렁이기 시작한다. 길고 긴 겨울을 지나 우리 곁에 다시 찾아온 봄. 바다와 함께 피어나는 봄의 풍경을 따라간다.

Text. 최미혜   Photos Provided. 남해군청

바다와 계절이 만나는 곳, 남해에서

산과 바다 사이, 구불구불한 도로가 끝없이 이어진다.

따사로운 햇살이 에메랄드빛 바다 위로 부서지고, 봄기운을 머금은 바람이 풀잎 위로 스쳐 지나가는 시간.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봄이 시작되는 곳, 남해.

그곳에 물미해안도로가 자리한다.

남해군 삼동면에서 미조면 미조항으로 이어지는 약 20km의 해안도로.

물미해안도로는 물건리부터 은점마을, 대지포, 항도마을 등 해안도로에 인접한 마을의 아름다운 풍광과 바다의 조화로 여행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특히 그 시작점에는 해안을 촘촘하게 둘러싼 물건방조어부림이 있다. 바다의 염해로부터 논밭을 지키기 위해 조성된 숲이다.

느티나무, 이팝나무, 팽나무, 상수리나무 등 수령 300년이 넘는 2,000여 그루의 나무가 계절의 변화를 오롯이 드러낸다.

아무런 기척 없이 봄이 지나칠세라 조급해하지 않아도 된다.

굽어진 해안도로와 수평을 이룬 바다를 가만히 내려다보면 그 위로 평화로운 어촌마을의 정취와 낭만이 조용히 흘러가니까.

바다와 산이 맞닿은 이곳에 봄이라는 꽃이 피어난다.

물결마다 새로운 생명이 넘실대고, 바다의 푸르름이 수채화처럼 번져 산을 물들인다.

바다와 산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봄의 하모니를 만들어내는 해안누리길,

물미해안도로가 자리한 남해에서 바다의 싱그러움을 느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