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최선주
사진. 정우철
같은 ‘KOMSA 울타리’ 안에 있지만 직군별로 하는 업무가 달랐기에 궁금증이 생겼다. 백문불여일견이라고 했던가. 궁금증으로만 끝내기엔 직접 가보는 편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본사 유재식, 최진우 주임은 이 궁금증을 해결하고자 통영으로 갔다. 두 사람이 전하는 통영지사 그리고 통영운항센터 이야기.
PM 13:00
미세먼지만 아니었다면 더욱 완벽했을 어느 날.
본사 인재개발실 유재식 주임과 교통정책실
최진우 주임이 먼 길을 달려 통영에 도착했다. 본사와는 달리 현장업무 위주로 돌아가는 통영지사와 통영운항센터의 분위기가 궁금했기 때문이다.
“통영은 업무로는 처음 와보는 것 같아요. 오늘은 업무이기는 하지만 바다 현장에서 직접 뛰는 선배님들의 하루를 함께할 수 있어서 기대가 됩니다.”
유재식, 최진우 주임이 1박 2일 출장 온 통영은 관광지로 유명하고, 항로거리가 짧은 섬들이 많은 게
특징이다. 이러한 지역적 특징이 있기 때문에 통영지사, 통영운항센터는 더 바쁘게, 더 멀리 업무 현장을 누벼야 한다.
“통영지사 관할 구역이 통영만이 아니라고 하더라고요. 정확히는 통영시, 거제시, 고성군(하일면, 하이면 제외)인데요. KOMSA에서 관리하는 선박 105,916척 중
8.6%를 통영에서 수행한다고 하니, 업무 범위가 상당할 것 같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선배님들을 만나서 들어볼게요!”
반갑게 본사 식구들을 맞이해주는 통영운항센터 직원들. 통영운항센터의 총 인원은 16명이지만 6개의 파견지를 관리해야 하는 만큼 한곳에 모이는 게 사실 쉽지 않다고.
“저희는 통영운항센터를 중심으로 삼덕, 가오치, 욕지도, 저구항, 삼천포, 사량도 6곳의 파견지를 관리하며 순환근무 중입니다.
다른 지사나 센터에 비해 관리하는 선종이 다양한 편이죠.”
추원욱 대리는 센터 사무실 소개를 해준 뒤, 곧 출항하는 여객선의 안전점검을 하기 위해 본사 직원들과 함께 여객선으로 향했다.
“한 달에 한 번은 꼭 선박월례점검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저희는 수시로 안전점검을 하고 있어요. 매 순간 안전에 만전을 기해야 하기 때문이죠.”
안전 장비부터, 운전 상태, 준비 상태까지 꼼꼼히 확인한 후 기관실로 갔다.
“기관실이 매우 시끄럽고 덥더라고요. 저는 잠깐 갔다 와도 이렇게 정신이 없는데, 센터 분들은 이걸 항상 하시는 거잖아요. 정말 대단하신 것 같아요.” 기관실을 함께 둘러본
유재식, 최진우 주임은 센터 직원들을 향해 박수를 보냈다.
“통영에서 일하다 보면 아름다운 섬들을
자주 관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않아요.
그 섬들은 저희에게 승선지이고 저희는 승선지를 관리하는 입장입니다. 관광과는 거리가 멀죠. 업무를 소화하기에도 바쁘답니다. 하하.”
언제 어디서 안전사고가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에 꼼꼼하게 점검을 해야 하는 것은 이들의 숙명. 차량가판구역에 캠핑카가 많이 들어오는데, 운전자들이 뒤를 보지
못하고 갑자기
액셀을 밟아 사고가 일어나는 경우, 슬리퍼 신은 아이들이 기구에 걸려 넘어지는 경우 등의 사고는 특히 날씨가 좋은 계절이나 휴가철에 많이 발생한다. 그렇기에
날이 풀린
요즘에는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다고.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현장업무에 임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선사관계자들과의 마찰이 생기는 부분도 있습니다. 이런 부분을 고려하여 사업자와 선원들을 지속적으로 지도하고 현장상황에 맞게 규정을 적용하여 여객선이 안전운항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PM 15:00
통영운항센터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있는 통영지사의 문을 두드린 유재식, 최진우 주임. 통영지사 강봉문 지사장과 16명의 지사 직원들 역시 환한 웃음으로 이들을 반겼다.
관리하는 여객선 수가 많아 지사 직원들의 노고가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통영지사 직원들은 우스갯소리로 기피하는 지사가 있다면 1위는 통영지사가 아닐까라는 말을 할 정도라고
한다. 하지만 노고만큼의 보람도 따라오기 때문에 버틸 수 있다고 했다.
“아무래도 검사원의 입장에서는 깐깐하게 검사를 할 수밖에 없어요. 싫은 소리만 해서 선주님들 입장에서는 반갑지 않겠구나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어쩌다 검사 현장에서 마주치면
고생이 많다고, 커피라도 마시고 가라고 말씀해 주시더라고요. 그럴 때마다 어쩔 수 없이 싫은 소리를 해야 하는 저희 입장을 이해해주셨구나 라는 생각에 보람찼습니다.”
이뿐만이 아니다. 다양한 선종을 관리하는 만큼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많고 업무 역량을 쌓을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또한 힘든 업무를 공유하는 사이이기 때문에 직원들 간의
유대감도 끈끈하다. 선배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유재식, 최진우 주임은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또 오고 싶다”라며 속마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