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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을 만나다

선박의 모든 순간이
안전하도록

사천지사 선박검사원 김승현 부장

글. 박영화 사진. 정우철

제대로 알지 못했다. 선박검사원의 업무가 얼마나 중대한지를. 선박검사원은 선박이 만들어지기 전 도면승인을 시작으로, 승인된 도면에 따라 건조검사를 진행하고, 선박이 운항하는 동안 안전을 확보하는 업무를 수행한다. 이뿐만 아니라 선박이 오염물질을 배출하거나 해양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는 일이 없도록, 선박의 배출물처리시스템과 환경관리시스템 등을 검사하기도 한다. 선박이 탄생(건조)부터 생을 다할 때(폐선)까지 험난한 바다 위에서 안전하게 살아가도록 선박의 안전을 책임지는 선박검사원. 선박 안전! 언뜻 간단해 보이지만 도달하기까지 무던히도 애써왔을 김승현 부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사천지사 선박검사원
김승현 부장

입사일  
2010년 12월 10일(12년 3개월)

신조  
세상에서 가장 강한 힘은 긍정적인 태도입니다.

Q. 선박검사원의 업무를 소개해주세요.

선박이 해상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위험으로부터 안전하게 항해할 수 있도록 ‘선박안전법’ 등 관계법령에 따라 선박검사를 진행하는 전문가입니다. 여객선, 화물선, 특수선 등의 일반선부터 어선, 부유식 해상구조물, 수상레저기구까지 모든 종류의 선박을 책임집니다.

Q. 선박검사원은 하루를 어떻게 보내나요?

출근하면 선박검사 일정부터 확인합니다. 어떤 부분을 검사해야 할지에 대해 체크하고 고객에게 사전에 검사과정과 준비사항 등을 안내합니다. 그런 다음 약속된 시간에 맞춰서 현장 검사를 진행하는데요. 선박이 있는 곳이 정말 천차만별입니다. 저 같은 경우에 하루 90km 정도를 이동하는데, 3시간이 소요되더라고요. 물론 저보다 더 많은 거리를 이동하는 검사원들이 훨씬 더 많습니다. 선박검사를 한 뒤 사무실에 복귀하면 관련 사항을 공유하는 업무부터 유관기관와의 업무조율, 검사일정 협의, 지시공문 확인, 보고서 작성 등으로 일과를 마칩니다. 여러모로 애쓰고 계신 전국 선박검사원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Q. 사천지사에서는 어느 정도의 선박검사가 진행되나요?

사천지사는 삼천포항을 가까이 두고 있습니다. 삼천포항은 해안선을 따라 47개의 크고 작은 어항이 있고, 총 2,000척이 넘는 어선을 보유하고 있는 큰 항구인데요. 중요한 위치에 자리하고 있다 보니 사천지사에서 10명의 검사원이 1년 동안 일반석 160여 척, 어선 4,200여 척 정도를 검사하고 있습니다. 한 사람당 연평균 약 550건 정도의 선박검사 업무를 진행하고 있는 셈입니다.

그런데 최근 여러 어려움으로 인해 검사 건수가 감소하고 있습니다. 대외적으로는 러·우 전쟁 장기화로 유가 및 물가 등의 제반 경비가 상승되고, 어획량이 감소하면서 수산·해운업계 채산성이 약화된 상황입니다. 또 국제 원자재 가격이 상승되면서 수리 정비 업체와 엔지니어링 업체들의 경영 여건도 약화되었고요. 사천지사 관내 조선업체가 문을 닫으면서 건조검사 물량과 기자재 업체의 예비검사 물량도 점차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Q. 여러 어려움이 있으신데요. 사천지사 내 분위기는 어떤가요?

상황과 상관없이 저희의 목표는 변함이 없습니다. 안전한 바다를 만들기 위해 해양사고예방에 최선을 다하는 것입니다. 자료에 따르면 2019년에 116건에 달했던 해양사고가 2022년에는 48건으로 크게 감소했습니다. 서홍주 지사장님을 필두로 선박검사팀과 행정팀이 한마음으로 열심히 뛰어준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Q. 선박검사원은 어떤 고충이 있나요?

해양사고예방이라는 사명으로 법규에 따라 검사를 진행하지만, 간혹 선주님들과의 입장차이가 생길 때가 있습니다. 경력이 부족했을 때는 선주님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원칙대로 말씀드려서 갈등이 생길 때도 있었는데요. 이제는 그분들의 입장도 이해하면서 설명을 드리니깐 불필요한 오해가 줄어들더라고요. 선박검사의 목적이 선박의 안전 확보를 통해 선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자 행하는 것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면 개선사항을 말씀드려도 오히려 고맙다고 하십니다.

Q. 선박검사원 하면 ‘바다 수호자’, ‘바다 안전 지킴이’ 같은 멋진 수식어가 떠오릅니다.
이 직업을 잘 선택했다고 느꼈던 순간이 있으신가요?

제가 태어나고 자란 곳이 작은 어촌마을인데요. 그곳에서 제 인기는 아이돌급입니다. 하하. 마을 어르신들이 선박 관련 궁금증이 생기면 아버지에게 물으시고, 아버지 연락을 받고 제가 그 궁금증을 해결해 드리곤 합니다. 그럴 때마다 선박검사원인 아들을 굉장히 자랑스러워하세요. 저를 자랑스러워해 주시는 아버지를 볼 때마다 선박검사원이 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Q. 선박검사원이 된 건 소형어선 선주이신 아버지의 영향이 크셨겠네요.

맞아요. 어릴 적부터 자연스럽게 바다와 배에 관심이 많았어요. 첫 번째로 선택한 진로는 상선항해사였어요. 초임 3등항해사로 첫 승선을 했던 곳이 현재 제가 살고 있는 여수입니다. 30만 톤급 유조선이었죠. 여수항 묘박지에 묘박 중인 선박들을 보면 아직도 20여 년 전 그때의 설레던 감정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항해사 생활을 하던 중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에 입사하면서 선박검사원으로서의 삶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Q. 후배들에게 또는 KOMSA 직원들에게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입사 5년 차가 되던 해 시련이 찾아왔습니다. 더 이상은 버티기 힘들어서 육아휴직을 냈었죠. 1년이라는 성찰의 시간을 가졌지만, 막상 복귀가 임박해지자 걱정이 앞서더라고요. 그때 선배가 함께 일하자고 불러주셨고, 지사 동료 선후배님의 배려로 잘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잘 지낼 수 있는 건 그때 그 감사한 마음들 덕분인 것 같습니다. 쉽지 않지만 저 또한 동료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만약 주변에 힘들어하는 동료가 있다면 동료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공감했으면 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강한 힘은 긍정적인 태도입니다.” 알버트 아인슈타인의 말에 공감합니다. 때론 말도 안 되는 긍정이,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부정보다 힘이 더 세다고 합니다. 동료의 부족함보다는 장점을 보고, 밝은 미래를 함께 그려 나갔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