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자의견

    해안선 독자 여러분의 의견을 적어주세요

  • 개인정보 수집 및 동의 안내
    해안선은 수집되는 귀하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습니다.
    - 개인정보 수집 항목 : 이름, 휴대폰번호
    - 제공받는 자 : 해안선 웹진 운영 대행사 KS센세이션
    - 개인정보 수집·이용 목적 : 해안선 웹진 만족도조사를 위해 사용
    - 개인정보의 보유 및 이용기간 : 조사 및 경품지급 후 파기
    - 동의를 거부할 권리가 있으며 동의하지 않을 경우 추첨에서 제외됩니다.

  • 자동등록방지
바다 옆 골목

골목길 따라 가을 산책
남해독일마을

붓으로 그림을 그린 듯 푸른 하늘과 푸른 바다가 펼쳐진 남해. 하얀 외벽에 주황색 지붕으로 된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가게 문 틈으로 보이는 오크통과 목각 인형에 잠시, 고소한 소시지 향에 또다시, 발길을 멈췄다. 이국적이면서도 이색적인 광경! 어떤 이유에서 우리나라에 그것도 남쪽 끝에 독일식 건축물이 즐비하게 된 걸까. 독일인지 아닌지 착각이 드는 이곳에 발을 떼고 들어선 순간 그 낯섦에 빠져들었다.

글. 박영화 사진. 정우철

독일인지 아닌지
남해독일마을

이색적인 풍경의 남해독일마을

다도해의 아름다운 자연경관 덕에 보물섬이라 불리는 남해. 푸른 바다만 기대했던 남해에서 또 다른 보물을 찾았다. 경상남도 남해군 삼동면 물건리와 봉화리에 위치한 남해독일마을이다.
걸어서 두어 시간이면 볼 수 있는 크지 않은 마을인데도 낯선 풍경에 자꾸만 발걸음을 멈추게 된다. 마치 유럽의 시골 마을에 온 것 같은 느낌이랄까. 마을에는 게스트하우스와 소품숍, 카페, 상점들이 올망졸망 모여 있고, 건물 사이사이 심어진 초록 나무와 그 틈으로 보이는 형형색색의 꽃이 어우러져 있다. 마을 전체가 신비한 비밀의 화원 같기도 하고, 어릴 적 읽었던 동화 속 정원 같다.

다시 고국으로 돌아온 사람들

1960~70년대 가난에서 벗어나고자 독일로 떠나야 했던 한국의 간호사와 광부는 낯선 땅에서 외롭고 고된 생활을 하며 눈물로 세월을 보냈다. 시간이 흘러 2001년, 할머니, 할아버지가 된 그들은 다시 고국에 돌아와 편안히 지낼 수 있는 삶의 터전을 마련하게 되는데, 그곳이 바로 독일마을이다. 독일에서 직접 건축 재료를 공수해 전통 독일식 주택을 지어서인지 이국적인 작은 독일이 완성되었다. 주민이 직접 독일식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기 시작했고, 독일 소시지와 독일 맥주를 파는 레스토랑도 생겨났다.

여권 없이 독일 여행

골목 투어에 나서기 전에 알아두면 좋을 남해독일마을 핫한 장소들

어서와~ 독일마을은 처음이지?

1 크란츠러카페

독일마을 일대는 특색 있는 가게와 카페가 즐비하다. 독일식 수제맥주 브루어리 투어가 가능한 양조장은 물론 독일식 튀김족발인 슈바인학센과 독일식 돈가스인 슈니첼 등 다양한 독일식 음식을 독일맥주와 함께 맛볼 수 있는 카페도 많다. 그중에서도 인기 있는 맛집을 꼽자면 크란츠러카페를 추천한다. 깊고 진한 독일맥주의 풍미를 즐길 수 있을 뿐더러 독일 소시지와 겉바속촉 슈바인학센의 맛도 훌륭하다. 본관과 별관, 야외테라스로 분리되어 있고 공간이 넓어 쾌적하다. 야외테라스에서 바라본 남해의 모습도 아름다우니 놓치지 말 것!

경남 남해군 삼동면 독일로 46

2 독일전통빵 달팡

독일마을에서 가장 많은 여행자를 볼 수 있었던 곳, ‘달팡 베이커리’다. 달팡 베이커리는 100% 유기농 독일 밀가루, 100% 유기농 브라질 설탕, 100% 우유버터 등 엄선된 재료로 건강하고 맛있는 브레첼을 만들고 있다. 우리에겐 프레첼이란 이름이 더 익숙한 독일의 국민 빵이다. 국내에서는 거의 과자 형태의 딱딱한 것이 일반적인데, 달팡에서는 갓 구운 말랑말랑한 브레첼을 맛볼 수 있다. 매일 구워서 당일 판매하는 것이 원칙이니 담백하면서도 짭짤한 중독성 있는 브레첼을 원한다면 무조건 달팡이다.

경남 남해군 삼동면 독일로 35

3 독일집

입구에 있는 목각 인형에 시선이 멈춘다. 이름은 ‘도기리!’ 크고 작은 도기리가 ‘Hallo’ 인사를 건네며 여행자를 맞이해준다. 그저 인형을 파는 곳이겠거니 하는 생각과 달리 액세서리는 물론, 의류나 키링 등 없는 게 없다. 독일마을에 있는 가죽전문점 바람레더 공방에서 만든 공간이어서 그런지 가죽 제품도 많다. 공간이 예뻐서 사장님에게 물어보니 예전에 파독 간호사가 살던 집을 고쳐서 꾸민 소품숍이라고. 멋스러운 제품들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구경하기 좋은 곳이다.

경남 남해군 삼동면 독일로 72

4 남해파독전시관

파독전시관은 가난했던 시절 독일에 파견된 광부와 간호사의 역사와 애환이 담긴 전시관으로, 2014년 6월에 개관했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먼저 타임터널이 나오는데, 좁은 암흑 통로에서 들리는 곡괭이질 소리에 타임머신을 타고 1960년대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것만 같다. 머나먼 타지에서, 그것도 지하 1,200m 갱도에서 일한 광부의 마음은 어땠을까. 광부들의 삶을 담은 영상과 착암기, 램프 등의 작업도구와 작업복을 보면서 힘들었을 그들의 삶의 무게를 잠시나마 느껴본다. 코리아 엔젤이라고 불렸던 간호사의 손때 묻은 물품도 전시되어 있으니 독일마을을 여행한다면 꼭 방문해 보자. 매주 월요일에는 휴관하는 날이니 미리 체크하고 갈 것.

경남 남해군 삼동면 독일로 89-7

5 원예예술촌

독일마을 위쪽에 자리 잡은 원예예술촌은 원예전문가들이 조성한 곳이다. 20여 세대가 각자의 개성을 담아 토피어리정원, 풍차정원, 풀꽃지붕정원, 채소정원 등을 언제 방문해도 좋을 만큼 아름답게 조성해 놨다. 이곳을 찾는 여행객이 잠시 쉴 수 있도록 공간도 마련해 뒀다. 프랑스풍의 정원을 보며 커피를 마실 수 있는 ‘프렌치가든’, 죽방렴 바다가 보이는 전망 좋은 ‘카페자스민’, 배우 박원숙이 살던 집을 개조한 ‘박원숙 커피앤스토리’, 다양한 액세서리를 판매하는 ‘우리마당 멀티숍’ 등이다.

경남 남해군 삼동면 예술길 39

독일마을 맥주축제

문화체육관광부 ‘로컬100’ 선정 축제!

독일마을 맥주축제는 세계 3대 축제인 독일 뮌헨 ‘옥토버페스트(oktoberfest)’를 모태로 기획된, 독일문화를 체험하고, 정통 독일맥주와 소시지를 맛볼 수 있는 축제다. 보는 것만으로도 든든해지는 오크통과 마차, 유럽풍의 전통의상, 곳곳에서 굽는 소시지와 독일식 족발 학센, 그리고 진한 독일맥주까지! 여권 없이 독일을 여행할 수 있으니, 특별한 가을을 즐기고 싶다면 독일마을로 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