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80km의 해안선을 따라 크고 작은 항구와 포구가 자리한 태안군. 꽃게와 주꾸미의 본고장이자 사시사철 다양한 어종이 즐비한 이곳의 바다는 늘 활기차고 분주하다. 수많은 어민에게는 경제적 터전이면서, 여행객들에게 멋진 추억을 선사하는 낭만의 바다. 안전하고 행복한 바다를 만들어가기 위한 태안지사 직원들의 어깨는 책임감으로 늘 묵직하다.
Text. 한율 Photo. 전재천
태안군과 서산시를 관할하는 태안지사는 백명기 지사장을 위시해 다섯 명의 검사원과 두 명의 실무원이 안전하고 행복한 바다를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한마음이 되어 근무하고 있다. 백명기 지사장은 태안지사의 자랑으로 ‘협업’과 ‘팀워크’를 꼽았다.
“동료의 부탁은 적극적으로 들어주고, 어려운 일은 서로 돕습니다. 일을 하다 보면 혼자 해결할 수 없는 부분도 생기는데, 동료가 옆에서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준다면 그것만큼 든든한 게 없지요. 태안지사는 서로를 배려하는 조직문화가 잘 배어 있습니다. 특히 다섯 명의 검사원들이 하나가 되어 일하는 모습을 보면 조직장으로서 뿌듯하고 자랑스럽습니다.”
태안지사는 2,100여 척의 어선, 150여 척의 일반 선박, 1,100여 척의 수상레저기구를 비롯해 태안군 내 조선소에서 건조하는 선박의 검사와 선박 기자재 및 수리·정비 업체, 구명 설비 기자재 업체 등의 안전관리도 책임지고 있다. 수도권을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 낚시 등 해양레저를 즐기고자 하는 이들이 많이 찾기 때문에 안전 관리에 더욱 각별해야 한다.
“태안만 해도 낚시 승객을 태우고 바다에 나가는 어선들이 200척이 넘습니다. 간혹 이들 배가 전복이 되거나 화재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어서 안전관리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또 서해안에서 오징어가 많이 잡히기 때문에 여름에는 남해, 제주도, 동해안의 오징어잡이 배들이 이곳에서 조업을 합니다. 이 무렵에는 바다에 배가 많아지고 항만도 북적대는데,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도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태안지사가 해양 안전 문화 확산에 노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태안지사는 대산지방해양수산청·태안해양경찰서 등의 유관기관 및 태안군·서산시 지자체와 안전 강화 활동을 펼치고 있다. 올해는 해양수산부 해양안전실천본부 충남지역 간사 기관으로도 활동 중이다.
“해양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는 선주들과 어민들의 안전의식이 매우 중요합니다. 태안지사는 철저한 선박 검사는 물론이고 안전 강화를 위한 대외 활동에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말에는 대산지방해양수산청 청장 표창을 비롯해 여러 공로상을 수상하며 노력을 인정받았습니다. 올해는 관할지역에 단 한 건의 안전사고도 없었습니다. 사전 예방에 철저했던 모두의 노력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업무를 하다 보면 잊히지 않는 일들이 있다. 이경열 차장에게는 지난해 봄 신진항에서 발생했던 화재 사고가 그렇다. 신진항에 정박해 있던 선박에 화재가 발생해 다른 배로 옮겨붙으며 30여 척의 크고 작은 선박이 소실된 큰 사고였다. 하루하루 조업으로 생계를 이어가던 어민들은 낙담에 빠졌다. 자주 얼굴을 보며 밝은 목소리로 안부를 주고받았던 지역민들의 아픔과 슬픔은 태안지사 직원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졌고, 직원들은 이들을 돕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회사의 복지제도 중 해양 사고 경험이 있는 직원 자녀에게 장학금이 지급되는 제도가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선주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아 본사에 의견을 전했는데, 기꺼이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화재로 인해 선주들이 선박을 새로 건조해야 했는데, 건조에 필요한 절차들이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야근을 해가며 업무 속도를 높였습니다. 하루라도 배가 빨리 건조돼야 어민들이 생계를 이어 나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당시 사고를 당했던 선주분들이 지금까지도 고맙다는 인사를 하십니다.”
김종민 주임은 “지난해 마음을 터놓고 지내는 선주분의 배가 전복되는 사고가 있었어요. 인명사고로 이어지지 않아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모릅니다. 해양 사고가 발생한 선박을 대상으로 재운항을 위한 여러 검사가 진행되는데요. 최대한 피해를 덜어드리기 위해 철저하고 신속하게 검사를 진행해 드렸더니 많이 고마워하셨습니다”라며 기억에 남는 일화를 덧붙였다.
검사원과 선주는 어찌 보면 멀지만 가까운 사이, 가깝지만 먼 사이다. 안전을 지키는 데 필요한 사항을 철두철미하게 요청하는 검사원이 선주나 어민 입장에서는 달갑잖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안전 앞에서 검사원들에게 양보란 없다. 검사원들은 선박이 매일매일 안전하게 운항하고, 선주와 어민이 건강한 모습으로 바다를 누비는 것을 바랄 뿐이다.
올해 태안지사는 내적·질적 성장을 이뤘다. 지역민들에게 인정받는 지사로서 지역민들과 하나 돼 지역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실천이 곳곳에서 이뤄졌기 때문이다. 태안지사는 해양 쓰레기 수거 활동, 어촌마을 어장 정화 활동 등에도 발 벗고 나서며 지역민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백명기 지사장은 책임감과 사명감이 강하고 투철한 직업정신을 가진 직원들 덕분이라며 공을 돌렸다. 이에 태안지사 직원들은 “직원 한 명, 한 명의 마음을 세세하게 살피며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시는 백명기 지사장님 덕분”이라며 엄지를 세웠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백명기 지사장이 직원들에게 당부를 전했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각자 맡은 일에는 주체적으로 일하면서 현안에 대해서는 가장 합리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모두 힘을 모았으면 합니다. 직원 개개인의 경험과 실력이 합쳐지면 우리는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직원 각자의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일했으면 합니다. 우리가 안전할 때 지역민들의 안전도 지킬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개인과 조직의 발전을 위해 본사와 지사 근무를 균형 있게 해보길 바랍니다. 개개인의 역량 강화와 업무 만족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각자의 노력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매 순간 성장과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태안지사가 됩시다! 그래서 ‘콤사인’과 ‘콤사부서’도 태안지사에서 거머쥘 수 있도록 활약해봅시다!”
백명기 지사장의 말에 직원들이 환한 미소로 화답했다. “주어진 일에만 최선을 다하는 것이 아니라 해양 안전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최대한 찾아 나서겠다”며 각오를 전하는 이들. 태안지사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힘찬 도약을 해보자며 굳게 약속했다.
태안지사 백명기 지사장
공단에서 근무한 지 20년이 넘었습니다. 저는 2000년 본부 연구개발부에 입사해 검사기준실, 검사안전실 등을 거쳐 통영, 인천 등 여러 지사에서 근무했고, 태안지사는 올해 초에 왔습니다. 지난 3월 당진지사가 신설되면서 태안지사 검사원들은 바쁜 나날을 보냈습니다. 태안지사에서 맡고 있던 당진, 아산 지역을 당진지사가 관할하게 되면서 태안지사 직원 두 명이 당진지사로 배치됐기 때문입니다. 힘들 거라 예상했지만, 조직을 위한 일이니 직원들에게 “힘을 합쳐 이겨내보자”라고 부탁했는데, 직원 누구 하나 얼굴을 찡그리지 않고 “해보겠습니다!”라고 말해줬습니다. 적은 인원으로 가장 바쁜 시기를 보내야 했으니 하루하루 눈코 뜰 새가 없었지만, 사무실은 늘 웃음꽃으로 가득했습니다. 그동안 표현은 못했지만, 직원들에게 진심으로 미안하고 고맙습니다. 조직을 위해 애써준 직원들의 마음이 오래도록 기억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