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해상의 관문, 연안여객터미널에는 제주 바다와 사람들을 지키는 든든한 지원군이 있다. 바로 KOMSA 제주지사와 제주 운항관리센터다. 제주 바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오늘도 각자의 자리에서 고군분투하는 KOMSA인들을 만났다.
Text. 최미혜 Photo. 전재천
물감을 풀어놓은 듯 눈부신 에메랄드빛 푸른 바다가 넘실댄다. 바라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스르르 녹아드는 제주 바다의 모습에 모두가 감탄하는 사이, 변화무쌍한 바다의 이면을 알기에 더욱 긴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KOMSA 제주지사 직원들이다. 제주 연안여객터미널 2층에 위치한 제주지사는 제주시 애월읍, 한림읍, 조천읍, 구좌읍, 추자면, 한경면, 우도면 총 4개읍과 3개면, 그리고 서귀포시 성산읍, 대정읍, 남원읍, 표선면, 안덕면 총 3개읍 2개면을 관할한다. 22명의 구성원이 어선 1,946척, 일반선 162척 총 2,108척과 수상레저기구 1,889척의 검사를 맡아 바다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다.
제주지사에서 3년의 시간을 보낸 김선권 지사장은 제주도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태안과 울산 근무를 거쳐 처음 제주에 배를 타고 들어올 때는 상당한 긴장감이 있었습니다. 시시각각으로 기상이 변하는 제주 바다의 안전을 지켜야 한다는 것 외지인에게 쉽게 마음을 터놓지 않는 제주분들과 잘 어우러져야 한다는 묵직한 책임감도 있었고요. 하지만 3년 동안 아웅다웅하며 부대끼다 보니 조금씩 마음의 벽이 허물어짐을 느끼고 있습니다.”
제주도민들의 삶은 바다 그 자체다. 삶의 터전이자 생계의 중심이고, 일상에 행복을 불어넣는 귀중한 존재다. 제주지사는 이러한 제주도민의 삶을 지키기 위해 선박검사에 더욱 만전을 기한다. 제주 출신이자 제주지사에서의 근무 경험이 가장 많은 김태언 부장은 선박 검사환경의 변화를 제대로 느끼고 있다고 말한다. “제가 처음 제주지사에 근무했던 2007년보다 많은 것이 달라졌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선주분들의 반응이죠. 처음에는 왜 이렇게 엄격하게 검사를 하냐며 반발이 심하셨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다양한 이슈를 거치며 검사에 대한 인식이 많이 전환됐죠.”
제주지사가 가장 많이 신경을 쓰고 있는 것 중에 하나는 ‘소통’이다. “어느 지역이나 마찬가지지만, 선주들이 원하는 건 규제 완화인데요. 안전에 대한 의식이 점점 더 강화되는 요즘은 추가 설비 의무화 등의 검사 조건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는 비용으로 이어지는 문제이기에, 선주들의 한탄이 심심치 않게 들려와요.” 제주지사는 선주들에게 이러한 변화를 이해시키고, 안전을 지켜나가기 위해 꾸준히 노력한다.
제주 바다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제주지사는 선체, 기관, 전기 등 분야별로 전문 검사 인력을 운영하며 효율적인 검사를 진행하는 동시에 다양한 유관기관과 협업하고 있다. 특히 제주는 제주도, 제주시, 서귀포시 등 3개의 지역구분에 따라 관할기관이 나뉘어 있어, 각각의 업무 요청에 대응해야 한다. 예를 들어 다른 지사의 경우, 그 지역의 경찰서 한 곳과 일하지만, 제주지사는 경찰서만 3곳과 함께 협업하는 식이다.
선체 담당 선임 검사원인 설재민 차장은 업무량은 3배지만, 수많은 유관기관과 소통하는 만큼 지역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더 커질 수밖에 없는 지사라고 설명한다. 게다가 같은 건물에 위치한 제주 운항관리센터와의 끈끈한 관계도 제주지사 발전의 큰 힘이 되고 있다.
“제주 운항관리센터와는 긴밀하게 협업하는 편입니다. 가장 최근에는 산업안전 이슈로 함께 논의했는데요. 선박 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인자를 뽑아내는 과정이었기에, 서로 발굴한 내용을 공유했죠. 가까운 곳에서 편하게 소통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입니다.”
이렇게 제주지사는 유관기관들과의 협업은 물론, 자신의 자리를 묵묵히 지켜나가는 구성원들이 있기에 더 나은 제주 바다를 만드는 데 힘을 보탤 수 있다고 말한다. 제주는 다른 지역에 비교해 선종이 매우 다양하다. 여객선부터 화물선, 수상레저기구, 잠수함, 2톤 미만 뗏목 등 가장 작은 배부터 큰 배까지 검사하다 보니 검사원들의 역량이 강화될 수 있는 환경인 것이다. 김선권 지사장은 “저희의 역할이 국민의 안전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만큼, 모든 제주지사 구성원들은 사명감을 가지고 일하고 있습니다”라며 앞으로도 꼼꼼한 선박검사, 원활한 소통으로 제주 바다의 안전을 지켜나가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제주지사 김선권 지사장
1995년 입사 후 지금까지 본사 및 11개 지사에서 근무한 김선권 지사장입니다. 예기치 못한 상황이 자주
발생하는 제주 바다의 특성상 선박의 안전관리는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는 사고 예방에 드는 노력보다 사고
수습에 따른 희생이 너무나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함께한다면 안전한 우리의 바다를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이를 위해 제주지사 전 직원과 함께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최근 제주도민의 안전문화 가치 고양과 안전의식 함양에 앞장서는 기관을 대상으로 ‘제주안전문화대상’을
공모했는데요. 저희 제주지사가 교통 부문에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제주지사장으로서의 바람은 저희 지사가
대상으로 선정되어 KOMSA를 알리고, 도민들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고자 합니다.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응원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주 연안여객터미널 1층에 위치한 제주 운항관리센터(이하 제주 센터)는 우리나라 최남단에 위치한 섬 마라도부터 추자도까지 관할한다. 14명의 운항관리자가 서해안의 인천부터 남해안 부산까지 운항하는 카페리 여객선 총 11개항, 16척을 관리 중이다. 김종주 센터장은 제주 센터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제주 센터는 마라도, 가파도를 운항하고 있는 여객선의 운항관리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는 전국 여객 수송실적의 약 20% 이상(제주항 10%, 마라도 10%)이며, 또한 자동차 등 화물수송 실적은 약 25%로 제주 센터의 안전관리가 ‘여객선 안전 척도’를 좌우하기 때문에 세심한 그리고 열과 성을 다하는 안전관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에 제주 센터는 여객선의 안전을 반드시 지키고 만들어 가야 하는 운항관리자의 임무로 정의하고, 하루하루 사고 없는 보람된 날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현재 제주 센터는 모슬포와 추자도에 통신 거점인 운항관리 사무소를 두고 있다. 여객선과의 교신을 통해 항로의 안전을 관리하고 있기에 무전에 문제가 없도록 거점을 둔 것이다. 모슬포 운항관리 사무소에 근무 중인 이용상 과장은 “마라도나 가파도에는 숙박시설이 거의 없어요. 들어갔다가 무조건 나와야 하는데, 기상이 좋을 때 들어갔다가 나올 때쯤 안 좋을 때도 있거든요. 여객들이 무사히 섬을 왕복할 수 있도록 선사와 미리 협의합니다”라며, 안전 운항을 통해 여객들의 여행 목적을 달성했을 때 큰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제주 센터에서는 제주항 내에 있는 모든 배를 점검한다. 14명의 구성원이 8개의 조로 움직이고 있어 구성원 간의 시간을 맞추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김종주 센터장은 업무의 공백이 없도록, 구성원 간의 원활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주간회의를 신설했다.
“일주일에 한 번, 배가 없는 시간대인 매주 화요일 1시간 정도는 구성원들이 겪는 애로사항이나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주간회의가 진행됩니다. 서로의 일정에 맞춰 업무를 분배하기도 하고, 센터의 현안을 공유하죠.” 강수빈 주임은 주간회의 내용을 메일로도 전달하기 때문에 제주 센터 구성원 모두가 효율적으로 업무를 준비할 수 있어 많은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최근 제주 센터의 가장 큰 이슈는 해양사고 예방을 위한 풍향계 추가 설치다. 강창우 주임은 그간 선장님들의 숙원사업이 이뤄진 것이라고 말한다.
“지난 7월, 제주항 내에 해양사고 예방을 위한 장비를 설치했어요. 센터장님과 기상청, 제주도청, 해수부 관리단이 협업해 빠른 시간 내에 풍향계 2개를 설치한 건데요. 기존에 우리 센터에서 운영하던 풍향계 1개까지, 총 3개소의 풍향계를 이용해 제주항에 입항하는 선장님들께 실시간으로 최대풍속과 평균 풍속을 분 단위로 제공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에 대해 김종주 센터장은 바람의 세기와 방향을 알면 입출항 시 안전에 대비할 수 있어 제주항 내 해양사고의 반은 줄어들 것으로 기대했다.
앞으로도 제주 센터는 해양사고 예방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최근에는 KOMSA와 KOEM이 연계한 ‘찾아가는 여객선 선원 교육’을 통해 방제 교육을 진행했으며, 지난해부터 빈도가 높아진 부유물 감김 사고를 줄이기 위해 특별점검에도 힘을 쏟고 있다. 안전한 운항은 제주 센터 업무의 시작이자 끝이다. 오늘도 제주 센터는 안전이 담보된 현장을 만들기 위해 항으로 나선다.
제주 운항관리센터
김종주 센터장
1995년 운항관리자로 입사해 전국에서 여객선이 가장 많은 지역, 목포와 완도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제주도 근무는 두 번째입니다. 제주 센터에서의 근무는 매일매일이 긴장의 연속입니다. 올해 3월, 제주항 내에서 돌풍에 의한 사고가 있었습니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선장의 조선 능력 한계를 넘는 자연현상 앞에 우리의 역할, 운항관리자의 역할은 무엇인지 많이 고심했습니다. 그 결과, ‘제주항 내 안전사고 예방대책’을 수립, 시행해 3월 이후 지금까지 단 한 건의 안전사고도 발생하지 않았고, 7월에는 제주항 내 해양사고 예방을 위한 장비를 설치했습니다. 이 장비는 부산지방해양수산청 제주해양수산관리단의 통 큰 결정과 의지로 설치된 것입니다. 이 자리를 빌려 김상기 단장님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안전이라는 토대 위에 원하는 목적이 달성되었을 때, 모두가 웃을 수 있을 것입니다. 저도, 제주 센터도 함께 웃을 날을 기대합니다. 지켜봐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