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해양 분야의 환경규제도 강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역시 국외 화물선은 물론, 국내 운항 여객 및 어선까지 친환경 선박의 도입을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친환경 선박은 무엇이고,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보자.
Text. 염세권 Illust. 박지연
친환경 에너지 또는 연료를 동력원으로 사용하거나 해양오염 저감 기술, 선박 에너지 효율향상 기술을 탑재한 선박을 말한다. 선박이 운항할 때 황산화물(SOx), 질소산화물(NOx) 등의 유해물질이 배출된다. 국제해사기구(IMO)는 이러한 오염물질의 배출 저감을 위해 환경규제 강화에 나섰고, 이에 따라 전 세계 조선·해운시장의 패러다임 전환이 시작됐다. 2020년 1월부터 선박연료유의 황 함유량 상한선을 3.5%에서 0.5%로 크게 낮췄으며, 2050년까지 해운 온실가스 총 배출량을 2008년 대비 50% 감축하겠다는 목표도 마련했다. 이러한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나라도 한국형 친환경 선박의 개발 및 보급에 힘쓰고 있다.
해양오염을 초래하는 오염물질의 배출을 저감시키는 장치를 설치했거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기술이 적용된 선박을 말한다. 해양오염 저감기술에는 항산화물 저감장치, 질소산화물 저감장치, 미세먼지 저감 필터, 배기가스 재순환 장치 등이 있으며,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기술로는 선형설계기술, 고장력강 및 경량소재를 활용하는 신소재 설계기술, 마찰저항 저감기술, 운항효율 최적화기술,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 등이 있다. 오염저감·고효율 선박은 규제에 대응은 가능하지만 친환경 에너지 추진 선박에 비해 효과가 미미하여, 부가기술이 꾸준히 개발되고 있다.
유해물질의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친환경 에너지를 이용하여 추진하는 선박을 말한다. 현재 상용화된 선박 연료 가운데 온실가스 저감효과가 가장 뛰어난 LNG, 액화석유가스인 LPG, 기존의 연료탱크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어 각광받고 있는 메탄올, 이산화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암모니아, 탄소 배출과 공해가 없는 수소 등이 있다. 이밖에 바이오연료, 에탄올, 풍력, 태양열 등도 포함된다. 친환경 선박 가운데 이산화탄소 저감 효과가 가장 크고 태형선 건조, 수출 위주의 국내 조선산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바로 친환경 에너지 추진 선박이다.
전기 에너지를 동력원으로 사용하는 선박이다. 우리나라 건조기술의 수준은 높으나 전기 인버터, 컨버터, 추진 전동기, 전력 제어모듈 등 핵심 부품은 아직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독일, 핀란드 등에서는 대용량 전기 추진 시스템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대용량 선회식 전기 추진기, 워터제트 등 부가기술의 개발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대용량 스마트 전기추진시스템 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다. 하지만 주로 연안선 등에 적용되는 기술로, 국내 조선산업에 파급효과는 작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료와 전기 에너지를 조합하여 동력원으로 사용하는 선박을 말한다. 기존의 석유 연료와 함께 발전기, 배터리, 연료전지 등을 함께 사용하기 때문에 미세먼지 및 온실가스 등과 같은 유해물질을 감소시킬 수 있으면서도 운항 거리 및 경제성 등도 함께 확보할 수 있다. 해외에서는 2015년부터 배터리만으로 추진하는 연안선박을 운용하고 있으며, 장거리 운항용으로 기존 연료와 배터리를 함께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선박을 운용하고 있다.
수소, 암모니아 등 친환경 연료에서 발생한 전기 에너지를 연료전지에 담아 동력원으로 사용하는 선박을 말한다. 배기가스를 전혀 배출하지 않지만 운항 거리가 짧고 상대적으로 긴 충전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국내에서는 단거리 운항을 중점으로 하는 연안 선박에 적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국제운항선박 등에는 하이브리드 선박의 보조동력으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